35년 간격으로 찍힌 부상당한 고래 사진

  • 홍수현 기자
  • 2021.01.05 08:00
(사진 1985 UNAM_Pamela Martínez Loustalo, 2020 Proyecto Pupila)/뉴스펭귄

35년 간격으로 찍힌 부상당한 고래 사진이 눈길을 끌고 있다.

멕시코에서 전문적으로 항공 및 수중 촬영을 하는 'Proyecto Pupila'는 35년 전 멕시코 연안에서 다친 채 포착됐던 혹등고래(humpback whale)의 2020년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속 고래는 'CRC-10724'라는 이름이 붙여진 혹등고래로 1985년 멕시코 서부 나야리트(Nayarit) 해안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고래는 몸통과 꼬리에 큰 상처를 입은 상태였는데, 일각에서는 선박 프로펠러에 스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조사 결과 범고래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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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바다의 포식자'로 불리는 범고래는 몸길이 10m 체중 10t에 달하며 지능 또한 뛰어나다. 이에 바닷속에서 범고래의 공격을 입고 살아남은 사례는 흔치 않으나 혹등고래는 범고래의 공격을 받는 물개나 약한 고래, 돌고래를 도와주는 습성이 있어 '바다의 천사'라는 별명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고래는 높은 수준의 자연치유력을 가진 것으로도 유명한데, 'CRC-10724'는 범고래의 공격에서 가까스로 살아나 놀라울 만큼의 상처재생력을 보여준 것이다. 

1985년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UNAM) 연구 활동에서 처음 포착된 이 혹등고래는 이후 많은 사진가·연구자에 의해 간간히 모습이 목격되며 잘 살아있음을 알려왔고, 지난해 10월 단체는 멕시코 로스카보스(Los Cabos) 지역에서 1985년 당시 모습과 거의 흡사한 각도의 'CRC-10724'를 포착해 이를 공개했다. 

35년, 사진기술조차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는 시간 동안 혹등고래는 목숨을 건졌고 상처는 조금 옅어졌지만 아직도 과거의 상흔을 뚜렷하게 찾아볼 수 있다. 녀석은 멕시코 푸에르토 바르타(puerto vallarta)에서 미국 오클랜드(Oakland) 연안까지 아메리카 대륙 서해안을 이동하며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혹등고래는 무분별한 남획으로 1960년대 초반 야생 개체수가 500마리까지 급감해 멸종의 문턱까지 갔었으나, 1966년 국제조약으로 포경을 제한하고 1973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전 세계적인 보호를 받으며 서서히 개체수를 회복했다. 

조사 결과 혹등고래 개체수는 연평균 10.9%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최근에는 2만 5000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 추세가 이어진다면 오는 2026년에는 개체수가 4만 마리에 이를 것이라는 희망적인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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