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봉'에 고양이 버린 인간아, 보여줄게 환경부 차관 된 '냥'

  • 임병선 기자
  • 2021.01.03 08:00
울리야놉스크 환경부 장관과 명예 차관이 된 고양이 (사진 Минприроды Ульяновской области)/뉴스펭귄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게 보내는 입장을 대변한 노래, 가수 에일리의 곡 '보여줄게'에는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라는 가사가 등장한다.

쓰레기장 분류 작업 중 살아있는 채 봉투에 담겨 발견된 고양이의 입을 빌려 말하자면 그를 버린 인간에게 보낼 메시지로는 "보여줄게 환경부 차관 된 냥"이라는 말이 적합해 보인다.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중부 울리야놉스크(Ульяновской)에 위치한 한 폐기물 처리장에서 기적적으로 고양이 한 마리가 구조됐다. 작업자 중 한 명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분류 기계를 향해 움직이던 흰색 봉투를 우연히 열어봤는데, 안에서 살아 있는 고양이가 발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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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환경 당국은 고양이를 입양해 지역 환경부 명예 차관으로 임명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구인나라 라크마툴리나(Гульнара Рахматулина) 울리야놉스크 환경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고양이를 환경부 사택으로 데려갈 것"이라면서 고양이를 유기한 사람을 향해 "우리가 길들인 이들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다.

쓰레기장에서 구조된 고양이 (사진 Минприроды Ульяновской области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쓰레기장에서 구조된 고양이 (사진 Репортёр73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울리야놉스크 환경부는 고양이를 발견한 작업자 미하일 투카쉬(Михаил Тукаш)와 폐기물 처리장 측 관리자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발견 당시 고양이는 영양 상태가 좋고 깨끗한 상태였다"며 "수의사 검진 결과 사육 고양이로 보이고 건강상 큰 문제가 없으며 벼룩 제거 치료를 받았다. 곧 예방접종을 맞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폐기물 처리장 측은 "하마터면 고양이가 분리 작업 기계까지 들어갈 뻔 했다"고 덧붙였다.  

명예 환경부 차관이 검진을 받고 있다 (사진 Минприроды Ульяновской области)/뉴스펭귄

앞서 해당 폐기물 처리장에서 동물이 더 발견됐다. 지난 10월, 11월에 각각 고슴도치 1마리와 붉은귀거북 2마리가 쓰레기 분류 작업 도중 발견됐다. 쓰레기 처리장 운영자 이고르 페르필예프(Игорь Перфильев)는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동물 사례가 증가하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문제는 이 일에 책임을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 찾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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