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이빨고기 생존 비밀 풀렸다'...극지연구소, 염색체 해독 성공

  • 남주원 기자
  • 2020.12.31 08:00
남극이빨고기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극지연구소는 30일 세계 최초로 '남극이빨고기' 염색체 전체 해독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남극이빨고기(Dissostichus mawsoni)는 수심 1000m에서 서식하는 심해어류다. 최대 몸길이 약 1.7m, 무게 약 135kg까지 자라는 대형 어종으로, 크릴과 함께 남극해의 주요 어족자원 중 하나다. 일명 '메로'라고 불리는 바닷물고기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남극이빨고기 염색체에는 혹한의 남극 바다에서 남극이빨고기가 어떻게 큰 몸집을 유지한 채 얼지 않고 생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비밀이 담겨 있었다. 염색체는 생명체의 성장과 생존, 생식 등 유적적인 정보를 갖고 있는 구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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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와 고려대, 부경대, 국립수산과학원 등 공동연구팀은 남극이빨고기를 분석해 유전체의 크기(926Mb)와 염색체의 수(24개)를 파악했다.

남극이빨고기의 염색체 지도. 24개의 염색체와 염색체 내 유전자 위치와 밀도, 단일 염기 다양성, 유전자의 삽입과 결손 위치를 표시했다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남극이빨고기는 2800만 년 전 남극빙어로부터 분리돼 독립적인 진화과정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621개의 유전자 군에서 적응과 진화의 흔적이 확인됐다.

연구소 측은 "염색체 해독 결과 생명체의 성장이나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에서 특이점이 나타났다"며 "이러한 특이점이 저온 환경에서 몸집을 키우는 남극이빨고기의 성장특성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남극이빨고기의 세포막 성분 중 하나인 스핑고지질(sphingolipid) 항상성을 조절하는 유전자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낮은 온도에서 지방이 굳는 것을 막고 일상적인 세포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진화의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에는 최신 염색체 해독 기술인 실시간유전자 분석방법(SMRT sequencing)과 염색질 3차구조 결합동정기술(Hi-C technology)이 이용됐다.

김정훈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번 염색체 해독 결과가 남극이빨고기를 이해하고 보호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동물학 분야 상위 논문인 '주로지컬리서치(Zoological Research)'에 이달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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