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연기가 질병 세균 옮긴다"

  • 임병선 기자
  • 2020.12.29 10:51
산불 연기 (사진 Pixabay)/뉴스펭귄

산불로 인해 발생한 연기가 질병을 옮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대,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 연구진은 "산불 연기, 잠재적 질병 감염 매개(Wildfire smoke, a potential infectious agent)"라는 제목의 논문을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해당 논문에서 산불 연기와 질병 감염 간 연관성을 강조했다.

호주, 미국 서부 등지에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산불에 의해 발생하는 생태 파괴, 인간 건강 피해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이전 연구를 통해 산불이 생물체 심장과 폐를 손상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연기가 미생물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에 관한 연구는 미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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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세균 등 미생물은 뜨거운 산불 연기에 살아남을 수 없을 것으로 인식돼 왔으나 이번 연구는 통념을 깼다.

이번 연구에서는 산불 연기 속 미립자에 곰팡이, 박테리아 등 미생물이 달라붙어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산불 현장에서 드론을 이용해 산불 연기를 수집했고, 산불 샘플 속에서 900종류가 넘는 세균과 100종류 이상 균류를 포착했다.

이는 산불이 질병 감염을 매개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연구진은 산불 연기가 특정 지역에 번식하는 미생물과 세균 등을 다른 지역으로 퍼뜨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산불에서 발견된 모든 균류가 감염을 일으키는 종류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대표적으로 질병 원인이 되는 특정 균류가 존재함을 발견했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산불 연기 속에는 천식을 유발하는 세균과 '콕시디오이도마이코시스(Coccidioidomycoses)'라는 계곡열, 캘리포니아열병, 사막 류머티즘 등 원인이 되는 균류도 있었다. 실제로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소방관이 콕시디오이도마이코시스에 위험한 직업으로 분류한다. 

미국 플로리다에 발생한 산불 (사진 U.S. Fish and Wildlife Service Southeast Region)/뉴스펭귄

연구진은 기후변화가 심화하면서 산불 발생 확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이전 연구를 근거로 산불 연기가 감염성 질병을 유발할 수 있음을 공중 보건 측면에서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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