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배 속까지' 태반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 임병선 기자
  • 2020.12.24 08:00
자궁 속 태반 (사진 Amada44 - 위키미디어 커먼스)/뉴스펭귄

태반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있다.

이탈리아 파테베네프라텔리병원(Fatebenefratelli) 연구진은 최근 태반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대상은 임신과 출산을 겪은 여성에게서 수집한 태반 샘플 6개였는데, 태반 중 4개에서 미세플라스틱 총 12개가 검출됐다. 태반은 임산부 자궁 내에서 태아와 연결돼 영양분 공급을 돕는 기관이다. 

미세플라스틱은 태아를 감싸는 역할을 하는 '장막'에서 3개, 자궁 내벽과 태반 중에서도 자궁 내벽에 연결된 부분인 '모체영역'에서 4개, 태반에 연결된 부분인 '태아영역'에서 5개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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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반 내 모체영역과 태아영역 모식도. 아래 나무처럼 여러 갈래로 나뉜 부분이 태아영역, 위쪽 벽이 자궁 내벽에 맞닿아 있는 모체영역이다 (사진 Henry Gray - Anatomy of the Human Body)/뉴스펭귄

연구진이 태반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을 현미경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은 5~10μm(단위 마이크로미터, 1/1000cm) 크기로 혈관을 통해 체내 기관을 이동할 수 있을 만큼 작았으며 모든 입자가 보라색, 파란색, 빨간색 등 색을 가진 상태로 드러났다.

미세플라스틱의 재질은 12개 중 3개만 폴리프로필렌(PP, Polypropylene)으로 밝혀졌고, 나머지는 미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프로필렌은 페인트, 화장품, 위생용품, 음식 용기 등에 널리 활용되는 플라스틱 일종이다.

폴리프로필렌 재활용 표기가 일회용 음식 용기에 새겨져 있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는 분야다. 앞서 2018년 경희대 약학과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신체 내분비 기관에서 물질 이동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태반 샘플을 제공한 산모는 정상적으로 출산했고, 아이 건강에도 이상이 없다고 파테베네프라텔리병원 연구진은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이 태아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태반에서도 검출되면서 지구 상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되지 않는 장소는 거의 없어졌다. 앞서 에베레스트 산 정산, 심해, 신체 장기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태반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한 과정을 담은 논문을 오는 2021년 1월 발간될 과학 학술지 인바이론먼트인터내셔널(Environment International) 146호에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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