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산란기인데...' 거대 빙산이 펭귄 번식지로 돌진하고 있다

  • 임병선 기자
  • 2020.12.20 08:00
(사진 ESA)/뉴스펭귄

곧 산란기를 앞둔 펭귄과 물개 번식지에 위기가 닥쳤다.

영국남극조사단(British Antarctic Survey)은 다가오는 1월 1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A-68a 빙산 연구 여정을 시작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조사단은 영국 국립해양학센터 소속 연구선 RRS 제임스쿡(RRS James Cook)호를 타고 A-68a로 향한다.

2017년, 남극 대륙을 구성하는 라르센C(Larsen C) 빙붕에서 균열이 일어나 서울시 면적의 6.5배가량인 3900㎢ 크기 거대 빙산이 떨어져 나왔다. 과학자들은 이 빙산에 'A-68a'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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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붕은 바다에 떠 있는 평평한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부르는 말이며, 빙산은 빙붕에서 떨어져 나온 비교적 작은 얼음 덩어리를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최근 위성사진을 통해 A-68a의 예측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이대로라면 빙산이 남극 사우스조지아섬에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진 ESA)/뉴스펭귄

게라인트 탈링(Geraint Tarling) 영국남극조사단 생물학자는 빙산이 섬에 충돌하면 "해면, 거미불가사리, 벌레,바다성게 등이 구성하는 해저 생물다양성을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펭귄, 물범이 사우스조지아섬에서 곧 번식기를 맞는다는 점도 과학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조사단은 이 지역의 수중 환경이 변했을 때 펭귄과 물범 번식에 미칠 영향도 이번 조사에서 연구할 계획이다.

펭귄과 물범은 번식기가 되면 해안에 자리 잡고 새끼를 기른다. 탈링은 빙산이 섬과 충돌하면 먹이가 풍부한 섬 해안 끝부분에 동물들의 접근이 불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근처에서 먹이를 찾을 수 없게 된 펭귄과 물범은 먹이를 잡으러 먼 거리를 이동하게 되고, 새끼에게 줄 먹이가 부족해져 생존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는 한편 빙산으로 얼어 있는 담수 수십억t이 바다에 녹으면 인근 지역에서 바닷속 크릴이나 동물성 플랑크톤은 늘어나기 때문에 먹이사슬을 개선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담수에는 무기물 등 영양소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충돌 결과는 양날의 검과 같으며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사우스조지아섬 펭귄과 물범 (사진 Pexels)/뉴스펭귄

빙산 조사단의 임무는 빙산이 섬에 부딪혔을 때 생태계에 미칠 영향과 빙산 내부의 생물다양성을 조사하는 일이다. 연구원들은 빙산에 도착하면 그물, 병 등을 이용해 빙산 인근 바닷물 속에 사는 동물을 수집하고 연구하며, '글라이더'라고 불리는 자율 로봇 잠수함을 이용해 빙산 주변 물의 온도와 동물성 플랑크톤 서식량, 염도 등을 측정하게 된다.

현재 A-68a는 사우스조지아섬으로부터 약 75km 떨어진 지점에 표류하고 있다. 

(사진 Copernicus Sentinel-1)/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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