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봉지 등 합성플라스틱 포장재 대체할 '이것' 나왔다

  • 남주원 기자
  • 2020.12.17 13:38
나노셀룰로스 투명 식품포장필름 (사진 울산대 진정호 교수 제공)/뉴스펭귄

최근 일회용 플라스틱 남용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라면 봉지 등 합성플라스틱 식품포장재를 대체할 수 있는 '생분해 투명필름'이 개발됐다.

17일 울산대학교 첨단소재공학부 진정호 교수 연구팀은 목재 펄프로부터 얻은 천연고분자 셀룰로스를 이용해 물에 잘 젖지 않고 생분해되는 식품포장용 투명필름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 합성플라스틱 기반의 식품포장재와는 달리 천연소재인 셀룰로스 나노섬유(나노셀룰로스)를 사용했다. 식품 선도 유지에 필수적인 산소 차단성을 높이는 동시에 물에 잘 젖지 않으면서 생분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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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는 유기고분자화학 분야 상위 학술지인 '카보하이드레이트 폴리머(Carbohydrate Polymers)' 12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관련 특허를 출원 중이다.

셀룰로스 나노섬유 (사진 울산대 진정호 교수 제공)/뉴스펭귄
내수성 시험 과정 (사진 울산대 진정호 교수 제공)/뉴스펭귄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라면 봉지 등 포장재는 외부 산소 및 수분 침투에 의한 식품의 산패를 방지하기 위해 PET, OPP 등 합성플라스틱 필름에 알루미늄 금속박막을 덧씌우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이로 인해 재활용이 불가하고 소각 과정에서 미세먼지, 유독가스 등 유해 물질이 다량 발생한다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기존 합성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 연구와 나노셀룰로스를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나노셀룰로스는 셀룰로스 소재 자체의 높은 친수성으로 인한 코팅 안정성 문제와 더불어 코팅 형태로 제작시 여전히 합성플라스틱 필름을 사용한다는 한계가 있던 터였다.

효소 생분해 시험 과정 (사진 울산대 진정호 교수 제공)/뉴스펭귄
'수중대향충돌 방식'은 셀룰로스 등 섬유성 천연고분자의 나노섬유화를 위한 물리적 충돌 방식이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한 쌍의 노즐을 통해 토출되는 셀룰로스 분산액을 충돌에너지로 미세화함으로써 나노섬유로 제조할 수 있는 공정이다 (사진 울산대 진정호 교수 제공)/뉴스펭귄

진정호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수중대향충돌 방식으로 나노셀룰로스를 대량 제조해 나노셀룰로스 투명필름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친수성이 강한 셀룰로스가 물에 잘 젖지 않도록 가정용 프라이팬 표면에 적용된 것과 유사한 발수·발유 코팅박막을 적용해 셀룰로스 특유의 물에 약한 성질을 보완하면서도 생분해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나노셀룰로스 투명복합필름은 물속에서 20분 이상 내수성을 유지하면서도 효소 생분해 시험에서 생분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식품 선도 유지에 필수적인 산소차단 성능도 기존 합성플라스틱 필름 못지않게 우수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보완과 대량 생산을 위한 후속연구로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 장세연 연구원, 진정호 교수, 김중권 연구원. 각각 나노셀룰로스 분산액, 나노셀룰로스 투명필름, 목재 펄프 분산액을 보이고 있다 (사진 울산대 진정호 교수 제공)/뉴스펭귄

이번 연구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한편 진정호 교수는 지난 2018년 버려지는 오징어 뼈와 누에고치로 플렉시블 전자소자 제작용 투명종이를 개발해 국내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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