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바다 탄소순환 원리’ 한국 과학자들이 규명했다
‘남극바다 탄소순환 원리’ 한국 과학자들이 규명했다
  • 채석원 기자
  • 승인 2019.02.27 1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쇄빙선인 아라온호에 장착된 로제트 시료채취기(Rosette sampler)를 이용해 해수를 채취하는 모습.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한국 쇄빙선인 아라온호에 장착된 로제트 시료채취기(Rosette sampler)를 이용해 해수를 채취하는 모습.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한국 연구진이 남극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저장했다가 방출하는 탄소순환의 원리를 확인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성근 충북대 교수 연구팀이 남극해역 식물플랑크톤의 번성·소멸과 탄소 순환에 관여하는 미생물 군집의 종류를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해양 식물플랑크톤은 광합성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고정(흡수)해 온실가스 농도를 낮추는 역할을 담당한다. 식물플랑크톤이 1차 생산한 유기물은 해양 표층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이산화탄소로 대기 중으로 방출되거나 심해저로 운반돼 대기와 격리된다.

일반적인 해양은 식물플랑크톤이 1차 생산한 유기물이 심해로 격리되는 비율이 높다. 이와는 달리 남극 해양은 유기물 대부분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다시 이산화탄소로 방출되는 특징이 있다. 또 남극 해양은 여름철 기온 변화로 식물플랑크톤의 종류와 활성이 급변하는 까닭에 탄소를 분해하는 미생물 군집도 변화한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현상이 남극 해양의 미생물의 활동에 기인한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남극 해양의 저온미생물은 배양이 어려운 까닭에 원인 규명이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기존 미생물 배양방법 대신 해양 미생물 군집 전체에서 DNA를 추출해 각각의 미생물 유전체를 재구성하는 메타유전체기술로 서남극 해역의 탄소순환에 관여하는 핵심 미생물의유전체를 재구성했다.

연구팀은 미생물 유전자 발현체를 분석해 식물플랑크톤 번성 시기에 따라 관여하는 핵심 미생물의 종류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 미생물 군집의 변화가 여름철 식물플랑크톤이 생성하는 유기물 종류의 변화로 인한 것임을 확인했고, 남극해역 미생물과 이들이 관여하는 탄소순환 원리를 규명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미생물 분야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에 지난 21일 게재됐다.

이성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식물플랑크톤이 번성하고 소멸하는 과정에서 생산된 유기물의 분해에 관련된 미생물의 유전체 및 대사경로를 밝혀 지구의 탄소 순환을 이해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이 교수는 남극 해양에서 식물플랑크톤이 고정한 탄소를 심해로 격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에는 한국 쇄빙선인 아라온호가 크게 기여했다. 이 교수 등은 2010∼2014년 아라온호의 도움으로 세 차례에 걸쳐서 남극해 아문센해역의 시료를 채취할 수 있었다.


멸종위기종 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