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앞바다에서 포착된 '구강암' 걸린 돌고래 모습

  • 홍수현 기자
  • 2020.12.09 16:01

구강암에 걸린 제주 남방큰돌고래 '턱이' 최근 모습이 공개됐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8일 제주 대정읍 앞바다에서 촬영된 남방큰돌고래 '턱이' 사진을 공개했다. 

수면 위로 올라온 턱이를 포착한 것인데, 턱이는 마치 입에 무엇인가를 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는 먹이가 아니라 입 안에 생긴 악성종양 즉 '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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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핫핑크돌핀스)/뉴스펭귄

턱이는 지난해 MBC 스페셜 '바다의 경고-사라지는 고래들' 촬영 과정에서 구강암에 걸린 사실이 확인됐다. 일반적인 돌고래와 비교했을 때, 종양 때문에 늘 입을 벌리고 있으며 이때문에 주둥이 부분도 구부러지는 등 변형이 왔다. 

왼쪽이 일반적인 돌고래 주둥이고 오른쪽이 지난해 포착된 구강암에 걸린 턱이 모습이다 (사진 MBC스페셜 '바다의 경고-사라지는 고래들 캡처)/뉴스펭귄

고래류는 상처 치유 능력도 탁월하며 대체로 암에는 잘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사진만으로는 턱이 상태가 작년과 비교했을 때 어떤지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주둥이가 변형된 상태로 봤을 때 이는 암 발병이 최근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처리되지 못한 하수가 제주 전역에서 그대로 바다로 쏟아져 들어가고, 제주 해군기지 인근 바다는 중금속 오염도가 급증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결과 돌고래가 암에 걸리고 있다"며 "지금은 해양생태계의 위기다. 제주 바다의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단체가 공개한 턱이 최근 모습이다. 

(사진 핫핑크돌핀스)/뉴스펭귄
(사진 핫핑크돌핀스)/뉴스펭귄
(사진 핫핑크돌핀스)/뉴스펭귄

그렇다면 턱이를 도와줄 방법은 없는 걸까? 

뉴스펭귄은 9일 핫핑크돌핀스에 "턱이를 구조해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방법을 물었다. 

단체 측은 "턱이를 처음 발견했을 때부터 그 생각을 안 한 게 아니"라며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재는 포획이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첫 번째는 '무리'를 지어 다니는 돌고래의 습성 때문이다.

남방큰돌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정한 적색목록 준위협(NT)의 멸종위기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직 제주 연안에서만 서식하며 현재 약 120~130마리 정도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연히 한 마리가 그물에 따로 걸리지 않는 이상, 돌고래 포획을 위해서는 돌고래 무리를 한 곳으로 몰아가며 그중 한 개체만을 따로 빼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돌고래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트라우마가 엄청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는 구조하더라도 해줄 수 있는 마땅한 처지가 없다는 것이다. 핫핑크돌핀스 측은 "턱이를 위해 여러곳에 자문을 구해봤지만, 구조를 한다 치더라도 수술 등 외과적 처치를 할 수 있는 수의사가 없다"고 뉴스펭귄에 말했다. 

단체는 "돌고래는 일반적으로 마취를 통한 수술을 하지 않으며, 이제까지 암에 걸린 후 수술로 건강을 회복했다는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착잡함을 드러냈다. 

이어 "현재로서 해줄 수 있는 건 더는 턱이 같은 아픈 돌고래가 생기지 않도록 오염되고 있는 제주 연안 환경을 개선하고 열악한 생태 환경을 복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2년에도 미국 세인트로렌스강 하구의 흰돌고래 중 다수가 간암을 앓고 있는 사실이 알려졌다. 원인은 강으로 흘러든 오염된 화학물질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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