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열달만에 커피점 플라스틱 빨대 줄이겠다는 환경부

  • 남주원 기자
  • 2020.11.25 14:22

커피전문점 15개사, 패스트푸드점 4개사와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

“’전시행정’ 말고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활성화로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사진 환경부)/뉴스펭귄

플라스틱 문제 해결 방안으로 환경부가 가장 잘 하는 정책 가운데 하나가 관련 업계와 ‘협약’을 맺는 것이다. 플라스틱을 많이 쓰는 업체들로부터 ‘자발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약속’을 받는 것이다. 

이번에는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이 대상이다.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일회용품(플라스틱) 사용이 급증하자 음료 빨대, 일회용 컵이라도 우선 줄이겠다는 생각이다. 코로나19사태가 발생한지 10개월이 지나서다. 

환경부는 커피전문점 15개사, 패스트푸드점 4개사 등과 함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서면으로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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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협약의 핵심은 두가지다.

우선 일회용품 규제대상에서 제외된 플라스틱 빨대, 플라스틱 재질의 젓는 막대 사용을 줄이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빨대와 젓는 막대를 종이 재질로 변경하거나, 컵 뚜껑을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뚜껑으로 바꾸도록 한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빨대와 젓는 막대는 별도 비치하지 않고 손님의 요구가 있을 때만 제공한다.

하지만 환경부는 플라스틱 빨대와 플라스틱 재질의 젓는 막대를 일회용품 규제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들 19개사의 전국 체인망에서 사용한 플라스틱 빨대·젓는막대는 2019년 기준 약 9억8900만개, 675t에 달한다. 이 가운데 빨대가 9억3800만개, 657t으로 절대 다수다.

협약의 또 다른 핵심사항은 다회용 컵과 개인 컵을 우선 사용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매장에서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다회용컵은 세척·소독 등 위생관리에 힘쓰기로 했다. 고객이 개인용 컵을 가져오면 손을 대지 않고 음료를 따라주겠다는 것이다.

홍동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현재의 편리함보다는 환경보전을 더 생각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번 협약의 의미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협약은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우선, 코로나19가 확산되고 불과 2~3개월 뒤부터 일회용품 사용 급증에 대한 우려가 높았음에도 10개월이 지나서야 자발적 협약이라는 이름의 대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협약에 참가한 19개사가 연간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가 무려 680t 가까이 되는데도 여전히 규제대상에 넣지 않은 점도 비판받을 대목이다.

무엇보다도 국내에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을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이 충분함에도 제도적인 뒷받침은 미비하다는 점이다. 생산단가가 비싸다는 이유로(사용하는 업계의 입장), 분리수거가 힘들다는 이유로(수거업체의 주장), 바이오 플라스틱은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한다고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 업계는 토로한다. 

생산단가는 시장의 확대를 통해(수요의 증가에 따라 공급이 늘고 생산량이 늘면 단가는 하락), 분리수거는 바이오 플라스틱만 별도로 분리하는 방식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충분히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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