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인 줄 알았더니 '발암물질' 주방세제...허술한 환경표지 인증제

  • 남주원 기자
  • 2020.11.25 13:23
(사진 Pexels)/뉴스펭귄

발암성 물질이 들어간 주방 세제가 친환경 제품으로 인증받는 등 정부가 부여하는 '환경표지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4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하 기술원)에 대한 정기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3년간 총 445개 제품이 기준에 부적합한데도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환경표지제도는 기업과 소비자가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생산·소비할 수 있도록 국가가 환경성과 품질이 우수한 제품에 대해 인증하는 제도다. 환경표지 인증제품으로 선정되면 공공기관이 해당 제품을 의무구매하는 등 혜택이 부여된다.

감사원 조사 결과,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A사의 주방용 세제에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성 물질로 분류한 코코넛오일 디에탄올아민(Coconut oil diethanolamine condensate)이 원료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금지 원료인 인공 사향 및 염화 사향이 포함된 B사의 액상 세탁용 세제에 대해서도 환경표지 인증이 부여됐다.

(사진 Pexels)/뉴스펭귄

주방용 세제와 액상 세탁용 세제의 경우 인증심사시스템에 사용금지 원료에 대한 검증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 따라서 심사업무 담당자가 직접 서류에 명시된 원료 함유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실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그 밖에도 개인용 컴퓨터, 화장지, 소변기, 종량제 쓰레기봉투 등 445개 제품에서 인증 부적정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환경표지 인증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훼손되고 친환경제품의 소비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라며 기술원에 잘못 인증된 제품에 대해 인증 취소 등 조치를 통보, 주의를 요구했다.

아울러 환경표지 인증심사시 분말 세탁용 세제와 액상 세탁용 세제에 대한 인증기준을 개정하라고 환경부에 통보했다.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위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다른 많은 언론매체들과 달리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나 주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자본,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뉴스펭귄이 지속적으로 차별화 된 기후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후위험을 막는데 힘쓰도록 압박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만, 뉴스펭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꺼이 후원할 수 있는 분들께 정중하게 요청드립니다.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지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가능하다면 매월 뉴스펭귄을 후원해주세요. 단 한 차례 후원이라도 환영합니다. 후원신청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으며 기후위험 막기에 전념하는 독립 저널리즘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