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교통사고 당한 멸종위기 거북, '티타늄 부리' 달다

  • 임병선 기자
  • 2020.11.29 08:00

보트 교통사고로 원래 부리를 잃고 티타늄 부리를 얻게 된 바다거북의 안타까운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사이보그 거북'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게시됐다. 사진 속 바다거북 부리 일부는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해당 게시물은 좋아요 8만 8000개 이상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사진 BTech Innovation)/뉴스펭귄
(사진 BTech Innovation)/뉴스펭귄

사진 속 바다거북은 지난 2015년 터키 해안에서 보트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해 부리를 잃었다. 소식을 들은 터키 보철물 회사 비테크 이노베이션(BTech Innovation)은 거북이를 살리기 위해 티타늄 부리를 3D 프린터로 만들어 바다거북에게 부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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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부리를 잃은 거북 (사진 BTech Innovation)/뉴스펭귄
보철물 장착 당시 수술받는 거북 모습을 담은 사진 (사진 BTech Innovation)/뉴스펭귄

업체 측이 공개한 영상에서 거북은 티타늄 부리를 이용해 먹이를 받아먹는데 성공했다. 

보철물 제작자인 비테크 이노베이션 CEO 쿤테이 악타스(Kuntay Aktas)는 티타늄 부리 공개 당시 터키 언론 피지키스트(Fizikist)와 인터뷰를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실 거북 보철물은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작업은 아니다"라면서 "사람에게 적용하는 보철물을 만드는 방식과 똑같이 CT나 MRI 촬영으로 해당 거북만의 3D 데이터를 얻은 뒤 제작했다"고 매체에 밝혔다. 

보철물 제작을 위한 3D 모델 (사진 BTech Innovation)/뉴스펭귄
거북 부리 보철물 일러스트 (사진 BTech Innovation)/뉴스펭귄

일각에서는 바다거북이 티타늄 부리를 달고 살면 장기적으로는 부리가 떨어지거나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는 등 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악타스는 "부리 제작에 의료용 티타늄 합금인 'Ti4Al6V'를 사용했고, 형태를 디자인할 때 외과의사와 수의사의 검수를 받았으며 해부학적으로 깊게 고민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먹이를 입에 가져다주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이후부터는 달리 알려진 것이 없다.

사고를 당한 바다거북의 종은 붉은바다거북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VU, Vulnerable)종으로 분류됐다. 

한편, 신체 일부를 잃은 동물의 생존을 위해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는 시도는 종종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8년 10월 싱가포르 조류 공원에서 암 때문에 윗부리를 잃은 코뿔새에게 공원 측이 부리를 만들어줬다. 해당 코뿔새는 보철 부리를 땀샘에 문지르는 등 보철물을 신체 일부로 받아들였다고 알려졌다.

(사진 WILDLIFE RESERVES SINGAPORE)/뉴스펭귄
(사진 WILDLIFE RESERVES SINGAPORE)/뉴스펭귄
(사진 WILDLIFE RESERVES SINGAPORE)/뉴스펭귄
(사진 WILDLIFE RESERVES SINGAPORE)/뉴스펭귄
(사진 WILDLIFE RESERVES SINGAPORE)/뉴스펭귄
 
(사진 WILDLIFE RESERVES SINGAPORE)/뉴스펭귄

그보다 앞선 2016년 2월에는 코스타리카에서 아이들의 몽둥이질에 부리를 잃은 투칸이 3D 프린터로 제작된 새 부리를 얻었다.

(사진 Zoo Ave Animal Rescue Centre)/뉴스펭귄
(사진 Zoo Ave Animal Rescue Centre)/뉴스펭귄
(사진 Zoo Ave Animal Rescue Centre)/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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