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배출한 수은, '해저 1만m 심해'까지 오염시켜

  • 임병선 기자
  • 2020.11.20 13:28
꼼치과 물고기 (사진 미국 해양대기청)/뉴스펭귄

인간이 배출한 수은이 지구상 가장 깊은 해구 생물체 몸 속에서 발견됐다.

수은은 화산활동 등으로 인해 자연적으로 발생하거나 화력발전소, 광산, 시멘트 공장 등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된 뒤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수은은 발생하거나 배출된 직후에는 독성이 낮은 편이나, 지구 상에서 떠돌아다니며 미생물 활동에 의해 '메틸수은'이라는 화합물이 된다. 메틸수은은 독성을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노출된 생물은 중추신경계, 심장, 면역계 등에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 바다에 사는 유기물이 수은을 먹으면 체내에 일부 축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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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bionerd - 위키미디어 커먼스)/뉴스펭귄

통상 심해는 인간이 배출한 수은이 닿지 않는 곳으로 여겨졌다. 해수면 기준 1000m 깊이보다 윗 구간인 표층수에 사는 생물 몸 속 수은 인간이 만든 수은을 몸에 축적한 경우고, 심해 생물 몸 속 수은은 바닷속 화산활동으로 인한 물질인 경우로 알려졌다. 수은을 비롯한 여러 원소는 같은 원소라고 해도 원자 단위에서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에 구분이 가능하다.

이런 통념을 깨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대, 하와이대, 영국 뉴캐슬대 등 국제 연구진은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로 알려진 마리아나해구에서 채취한 심해 생물에게서 수은 축적을 발견했으며, 이 수은이 표층수 생물이 가진 '인간에 의한 수은'과 같은 물질임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심해의 수은 오염 원인을 연구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과학 학술지 미국국립과학회보(PNAS)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깊은 수심을 가진 마리아나해구(Mariana Trench)와 케르메덱해구(Kermadec Trench)에서 꼼치과 물고기, 갑각류 등 심해어종 시료를 채집했다. 마리아나해구는 최대 1만 250m 깊이로 형성됐으며, 케르메덱해구는 최대 9997m 깊이다.  

(사진 미국 해양대기청)/뉴스펭귄

이들은 해당 시료에서 나온 수은을 원자 단위로 분석하는 기법인 '동위원소' 측정법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심해어 시료 몸 속 수은은 표층수에 사는 물고기가 가진 수은과 같음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인간발 수은'이 심해까지 이동한 경위는 표층수 물고기 사체가 가라앉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심해가 인간 활동으로 인해 오염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납, 핵실험에서 발생하는 탄소-14와 같은 물질이 심해 서식 유기물에서 발견돼 충격을 준 사례가 있다.  

(사진 미국 해양대기청)/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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