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동물실험 대체 가능한 인공장기 개발"

  • 홍수현 기자
  • 2020.11.17 13:15
(사진 Pexels)/뉴스펭귄

화장품 등 화학물질이 인체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사하기 위해 병행됐던 동물실험을 대체할 인공장기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IST)는 독일 KIST 유럽연구소의 환경안전성연구단 김용준 단장 연구진이 미국 일리노이대 공현준 교수와 공동으로 새로 개발한 화장품 등이 인체나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인공 미니장기'로 시험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환경 과학과 기술’ 최신호에 실렸다.

화학물질을 사용한 화장품 등은 인체 및 환경 독성 평가를 거쳐 기준을 충족해야만 판매할 수 있다. 환경 독성 평가에 대표적으로 사용돼온 것 중 하나가 바로 '제브라피시(zebrafis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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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브라피시는 약 4cm~5cm까지 자라는 열대어인데 인간과 유전자가 약 90% 이상 일치한다. 

실험 대상으로 많이 쓰이는 쥐와 비교했을 때, 쥐가 1~10마리 자손을 낳는 것에 비해 한 번에 200~300여 개 알을 낳고, 한 세대가 3~4개월로 비교적 짧은 편이며, 발생 초기에는 투명한 편이라 장기기관 관찰이 쉽다는 점 때문에 그동안 많은 실험의 대상으로 선택됐다. 

최근 제브라피시는 이에 더해 인간과 유사한 '척추동물'이라는 점까지 인정됐다. 단 척추동물로 분류된 이상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실험에 사용할 수 있는 데다 그동안 쥐와 제브라피시 등을 사용한 동물실험은 꾸준히 윤리적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동물실험 대체 실험법'이 과학기술계에서 연구되고 있는데, KIST 연구팀과 일리노이대 공현준 교수 공동연구진이 줄기세포로 만든 '미니장기'인 제브라피쉬 간 오가노이드(organoid)를 개발했다. 오가노이드는 미니장기를 뜻한다. 

제브라피시 (사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뉴스펭귄

이전에도 제브라피쉬를 이용한 인공장기 개발 시도는 있었다. 그러나 매번 한계에 부딪혀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는데, 공동연구진은 콜라겐에 고분자물질인 폴리에틸렌 글리콜(PEG)를 섞어 뼈대를 만들고, 간세포들이 스스로 결합하고 조립되도록 했다. 

연구 결과 제브라피시의 줄기세포로 만들어 낸 미니 간 인공장기로는 6주 이상의 장기적 영향을 평가할 수 있게 됐다. 

인공장기를 잘 활용할 경우 제브라피쉬는 물론 윤리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많은 실험용 동물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연구진이 개발한 제브라피쉬의 간체원 3차원 생체모사 시스템으로는 '내분비 장애물질'이 환경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단시간에 평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을 이끈 김용준 단장은 "동물대체시험법 기반 독성평가 관련 기술을 확보해 국내 기술이전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단기적 목표"라며 "앞으로 환경 독성 분야에 새로운 대체 시험법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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