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잠겨가는 몰디브의 호소 '수중 내각회의'

  • 임병선 기자
  • 2020.11.16 12:04

아름다운 여행지로 유명한 몰디브가 기후위기로 인해 잠겨가는 가운데, 몰디브 전 대통령이 주최했던 '수중 회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몰디브 대통령이 물속에서 내각회의를 열어 기후변화 SOS를 보냈다'는 제목으로 사진 한 장이 게시됐다.

When the maldivian president held the world's first underwater cabinet meeting to sign a climate change SOS. from r/interestingasfuck

2009년 10월 촬영된 사진 속에는 한 남성이 잠수복을 입고 산소통까지 짊어진 채 물속에서 테이블에 앉아 무언가에 서명하는 모습이 담겼다. 테이블에는 '이브라힘 디디 박사(Dr. Ibrahim Didi)'라는 명패가 놓여있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사진은 몰디브 전 대통령인 모하메드 나쉬드(Mohamed Nasheed)가 주최했던 일명 '물속 내각회의' 당시 찍힌 것이다. 이브라힘 디디박사가 서명 중인 서류는 국제사회가 기후위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다. 

서명하는 모하메드 나쉬드 몰디브 전 대통령 (사진 몰디브 정부)/뉴스펭귄

'물속 내각회의'에는 나쉬드 대통령을 비롯해 장관 11명을 포함 총 12명이 참여했다. 

나쉬드 대통령은 스쿠버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지만, 장관 대부분은 이날 회의를 위해 몇 주 전부터 스쿠버 강습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회의가 끝나고 물 밖으로 나온 나쉬드 대통령은 "우리 섬에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또 기후변화가 무시되면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세계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몰디브 정부)/뉴스펭귄

몰디브 국민에게 기후위기는 현실이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히 필요하다. 기후위기는 어느 한 국가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 해수면이 1901년부터 현재까지 약 19cm 상승하면서, 몰디브를 비롯한 섬나라 주민들은 수몰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비영리 과학자 단체 '참여과학자모임(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은 1192개의 고도가 낮은 섬으로 이뤄진 몰디브가 21세기 말쯤, 현재 육지 면적 중 약 77%가 물에 잠길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나쉬드는 해당 내각회의 이후 그해 12월 유엔이 개최한 코펜하겐 기후회의에 참가해 "기후변화 협약과 관련한 논의가 14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다"며 "14년 동안 변변한 문서 합의조차 하나 안 나오고 있다"고 발언했다.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위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다른 많은 언론매체들과 달리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나 주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자본,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뉴스펭귄이 지속적으로 차별화 된 기후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후위험을 막는데 힘쓰도록 압박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만, 뉴스펭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꺼이 후원할 수 있는 분들께 정중하게 요청드립니다.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지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가능하다면 매월 뉴스펭귄을 후원해주세요. 단 한 차례 후원이라도 환영합니다. 후원신청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으며 기후위험 막기에 전념하는 독립 저널리즘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