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휴지걸이, 일회용 디올 새들' 요즘 핫한 명품 업사이클링

  • 홍수현 기자
  • 2020.11.12 09:00

음료를 다 마신 병, 회의가 끝난 서류, 수명을 다한 핸드폰 부품 등 요즘 우리는 생활 속 모든 자원을 최대한 재활용 하는데 열과 성을 쏟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활용이 안 될 경우 모두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하는데 이는 엄청난 양의 메탄가스를 방출해 지구온난화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자그마한 병뚜껑까지 쓸어모아 재활용하는 마당에 '명품'이라고 피해갈 이유는 없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최근 흔히 말하는 '루이비통', '디올', '프라다'등 명품 브랜드 제품으로 단순 재활용을 넘어 '업사이클링'을 하는 디자이너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들은 유행이 지났거나 주인으로부터 외면받은 명품을 완전히 다른 제품으로 가치를 부여한다. 

커피 캐리어로 재탄생한 루이비통 핸드백 (사진 Daisuke Takamatsu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명품 업사이클링으로 핫한 사람 중 한 명은 일본 디자이너 다이스케 다카마쓰(Daisuke Takamatsu)다. 

그는 루이비통 고유의 모노그램이 새겨진 핸드백을 '커피 컵 캐리어'로 재탄생시켰다. 다카마쓰가 SNS에 올린 게시물은 단숨에 '좋아요' 2만 개를 넘어서며 화제를 모았다.

다카마쓰는 많은 사람의 워너비백으로 꼽히는 '디올 새들백'을 '일회용 마스크 버전'으로 만들었다. 그는 "어느 때보다 마스크 착용이 중요한 이때,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싶었다"고 제작 배경을 전했다. 

일회용 마스크로 만든 디올 새들백 (사진 Daisuke Takamatsu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다카마쓰가 명품으로 업사이클링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전부터 꾸준히 프라다 가방을 이용한 휴대용 휴지 걸이, 구찌를 이용한 암 백(arm bag) 등을 만들며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다카마쓰의 작품 중에는 '신라면 봉지'를 이용한 부츠도 눈에 띈다. 

그는 "자신이 모든 명품을 직접 구입한 것은 아니며 중고 매장에서 매입해 제작한다"며 "명품에 대한 존경심으로 내가 만든 작품은 판매하지 않는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프라다 가방으로 만든 휴대용 휴지 걸이(사진 Daisuke Takamatsu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신라면 봉지를 이용한 부츠 (사진 Daisuke Takamatsu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또 다른 업사이클링 디자이너 알렉사 제이드(Alexa Jade)는 명품을 모티브로 업사이클링을 한다는 점에서 다카마쓰와 비슷하지만 결이 조금 다르다. 그녀가 선택한 소재는 일명 '짝퉁'으로 불리는 위조 명품이다. 

제이드는 글로벌 동영상 공유앱 '틱톡'에서 팔로워 360만 명 이상이 따르는 셀럽이다. 그녀가 위조 루이비통 지갑으로 만든 네온 그린색 루이비통 코르셋이나, 리바이스 청바지에 직접 루이비통 고유 모노그램을 찍어내는 영상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물론 그녀는 명품 브랜드 저작권 침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이 때문에 상당한 비판도 받고 있다.

위조 루이비통 지갑으로 만든 코르셋 (사진 Alexa Jade/Nava rose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청바지에 직접 루이비통 고유 모노그램을 찍어냈다 (사진 Alexa Jade/Nava rose 인스타그램)뉴스펭귄

21살의 그레이시 펩워스(Graci Pepworth)에게는 모든 것이 재활용 가능한 소재다. 명품 베르사체 청바지는 온데간데없이 멋진 뷔스티에(어깨끈 없이 허리까지 이어지는 브래지어)로 재탄생했고, 한 쌍의 컨버스화도 훌륭한 브라탑으로 변신했다.  

그녀는 "아직은 구할 수 있는 소재의 한계로 일회성 작업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 일대일 맞춤형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베르사체 청바지로만든 뷔스티에 (사진 Graci Pepworth인스타그램)/뉴스펭귄

꼭 명품만이 업사이클링의 좋은 소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디자이너 시에라 보이드(Cierra Boyd)에게는 운동화가 무궁무진한 캔버스다. 보이드는 나이키 운동화로 코르셋을 만들고, 아울렛에서 높은 할인율에 거저 얻어 온 운동화는 예쁜 옷으로 바꿔냈다. 

그는 "지속 가능한 패션은 지루할 필요가 없다"며 "패션을 소비하는 방식을 바꾸기까지 갈 길이 멀다. 소비자가 스스로 소비 습관을 바꿔보고 싶을만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이키 운동화로 만든 코르셋 (사진 Cierra Boyd인스타그램)/뉴스펭귄
캔버스 운동화가 어엿한 옷으로 탄생했다 (사진 Cierra Boyd인스타그램)/뉴스펭귄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