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몇 없는 '검은 호랑이' 포착의 전말

  • 홍수현 기자
  • 2020.11.06 11:19
(사진 soumenbajpayee)/뉴스펭귄

전 세계에 몇 마리 없는 희귀 검은 호랑이(Black tiger)가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다. 

인도 아마추어 사진작가 수멘 바지파에(soumenbajpayee)는 지난해 인도 동부에 위치한 오디샤(Odisha)주에 여느 날과 다름없이 조류 관찰을 위해 카메라만 둘러매고 길을 나섰다. 

카메라 렌즈로 세상을 기록하던 도중 그의 눈에 심상치 않은 자태가 눈에 띄었다. 전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호랑이와 몹시 닮았으나 털 색은 그렇지 않은... 그가 본 개체는 호랑이처럼 검은색 줄무늬는 있었지만, 줄무늬 폭이 넓고 검은털이 빽빽해 호랑의 특유의 주황색 털이 잘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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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진은 입소문을 타다 지난 4일(현지시간) 인도 현지 언론이 주목하고 각종 외신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정체가 밝혀졌다. 이 동물의 실체는 다름 아닌 '검은 호랑이'였던 것이다. 

(사진 soumenbajpayee)/뉴스펭귄

검은 호랑이는 오디샤주에서 단 7~8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은 호랑이는 '벵갈 호랑이'의 유전적 변이 때문에 태어난 일종의 돌연변이 중 하나인데, 몸집은 벵갈 호랑이보다 작고 사람 눈에도 잘 띄지 않을 만큼 행동이 민첩하다.

그런 와중에 밀렵꾼 역시 검은 호랑이를 노리고 있어 동물 보호 단체와 연일 크고 작은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주로 검은 호랑이의 뼈, 발톱, 피부, 수염 등 일부 중국이나 중동 부자들의 수집품이거나 몸에 좋다고 잘못 알려진 약재다. 

(사진 soumenbajpayee)/뉴스펭귄

한편 이번 호랑이 사진은 아마추어 사진가의 자작극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검은호랑이가 전 세계에 몇 마리 되지 않는 희귀종은 맞으나, 현재 인도 난당카난(Nandankanan) 동물원에서 보호 중인 개체를 찍어 사기극을 펼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6일(현지시간) 사진작가와 인도 현지 언론의 인터뷰 일부 (사진 인도 NDTV 캡처)/뉴스펭귄

최근 NDTV를 비롯한 인도 현지 언론은 그가 난당카난 '보호구역(Sanctuary)'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사진가 역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 직접 나섰고 사진을 찍을 당시 상황도 생생히 묘사했다. 

이에 유수의 외신과 환경단체까지 환영의 뜻을 표하는 사태까지 이른 것이다. 국내에서도 다수의 매체에서 연이은 보도가 이어졌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환경단체(잡지)에서 올린 환영 포스팅

1~2개도 아닌 수많은 나라의 언론과 단체가 검은 호랑이 소식에 반색한 이유는, 야생에 사는 검은 호랑이가 발견된 적이 그만큼 드물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보고는 지난 1993년과 2007년에 발견된 것이 전부다. 

연구진은 그동안 관찰 카메라를 통해 검은 호랑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자 부단히 노력했으나 허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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