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세 호주 할아버지가 펭귄에게 스웨터 짜 준 이유

  • 임병선 기자
  • 2020.11.08 08:00
스웨터를 입은 펭귄. 자세히 보면 인형이다 (사진 Penguin Foundation)/뉴스펭귄

스웨터를 입고 줄지어 선 펭귄들이 찍힌 사진에 담긴 사연이 네티즌 이목을 끌고 있다.

4일(현지시간)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펭귄이 스웨터를 입고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이 게시됐다.

각각 펭귄이 입은 스웨터에는 유명 출판사 펭귄북스의 심벌, 무지개, 슈퍼맨 등 무늬가 수놓아져 있다. 사진 속 펭귄들은 사실 호주 필립섬(Phillip Island)에 사는 쇠푸른펭귄(Little Penguin)을 본떠 만든 인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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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보호단체 펭귄재단(Penguin Foundation)은 새끼 쇠푸른펭귄이 기름으로 인한 해양오염에 취약한데, 스웨터가 생존에 도움이 된다며 해당 사진을 SNS에 공개했다. 이어 실제 펭귄이 스웨터를 입은 모습이 담긴 사진도 게시했다.

스웨터를 입은 살아 있는 펭귄 (사진 Penguin Foundation)/뉴스펭귄

기금 측 설명에 따르면 원래 펭귄 몸에 자라는 깃털에는 물에 덜 젖게 하거나 깃털에 묻은 물이 얼어붙는 것을 방지하는 특별한 기름이 묻어 있다. 기름 유출 등으로 해양을 떠다니는 기름이 펭귄 몸에 묻으면 깃털 표면에 있던 원래 기름을 용해시켜 펭귄이 물에 쉽게 젖게 된다. 이렇게 되면 물 밖에 나왔을 때 물이 얼어붙어 펭귄이 저체온증으로 죽을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스웨터는 펭귄 털 한 꺼풀 밖에서 기름을 한 번 흡수해주는 역할을 한다.

실제 펭귄이 스웨터를 입고 있다 (사진 Penguin Foundation)/뉴스펭귄

지난 2001년 필립섬에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쇠푸른펭귄 새끼 438마리가 구조됐는데, 기금 측이 스웨터를 입혀 보호하는 등 도움을 준 결과 96% 정도가 야생으로 다시 돌아가는 데 성공했다.

방사되는 새끼 펭귄 (사진 Penguin Foundation)/뉴스펭귄
스웨터와 펭귄 인형(사진 Penguin Foundation)/뉴스펭귄

이 스웨터에 얽힌 감동적인 일화도 있다. 호주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이라는 기록을 보유한 알프레드 데이트(Alfred Date)는 109세 때 손수 짠 스웨터를 펭귄재단에 기부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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