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머니' 거부하며 정부 고소하는 노르웨이 청소년들

  • 임병선 기자
  • 2020.11.05 11:52
노르웨이 링달(Lyngdal) 지역에 있는 석유 시추 시설 (사진 Einar Mostad - flickr)/뉴스펭귄

노르웨이는 전 세계 원유 수요 약 2%를 생산하고, 천연가스 수요의 약 3%를 생산하는 산유국이다. 노르웨이는 지난해 수출액 중 47%를 원유와 천연가스 부문에서 얻었다. 

노르웨이의 1인당 연간 GDP는 2019년 기준 7만 5418달러(한화 약 8500만 원)다. 같은 해 기준 한국이 3만 1838달러(한화 약 3600만 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노르웨이는 경제적으로 매우 부유한 국가다. 

노르웨이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주력 산업으로 삼고, 여기서 얻은 부를 '석유 기금'으로 만들어 차곡차곡 불려나가고 있다. 일명 '오일 머니'는 노르웨이 복지와 풍요의 기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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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일 머니'를 거부하고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노르웨이 청소년들이 있다. 기후위기 대응 청년 단체 나투르 오그 엉덤(Natur Og Ungdom)의 최종 목표는 노르웨이 정부와 사람들이 석유 산업에서 손을 떼게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최근 그린피스 노르웨이와 함께 노르웨이 북극 지역에서 석유 시추를 허가한 정부를 고발했다. 그런데 법적 공방 과정에서 정부가 대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북극 석유 시추 시 국가의 잠재적 손실을 예측하는 보고서에서 석유 매장량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노르웨이 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단체 측은 총 세 번에 걸친 정부와 법정 공방에서 두 번 졌고, 한 번의 대법원 판결만 남은 상태다.

(사진 Natur Og Ungdom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이들 청소년이 결석시위를 하고, 기후행동을 하는 이유는 석유를 태워 나오는 온실가스로 인해 기후위기가 목전에 닥쳤으며, 노르웨이의 석유 산업이 일조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 노르웨이 석유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노르웨이는 환경에 미칠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외적인 노르웨이의 국가적 이미지는 '녹색'에 가깝다.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비준한 최초국이며,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최대 섭씨 1.5도 상승으로 제한하는 데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나라다. 또 개발 도상국을 돕는 환경 이니셔티브에 자금을 지원하는 주요국이다. 또 자신들의 '석유 기금'을 환경에 유해한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며, 전 세계에서 1인당 전기자동차 사용률이 가장 높다.

(사진 Natur Og Ungdom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이들은 노르웨이의 석유 산업이 중동 등 다른 산유국 비해 큰 편이 아니며, 신재생에너지는 아직 미완성 단계여서 석유 사용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 청소년들도 최신 휴대전화,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석유 덕분이라고 반박한다.

나투르 오그 엉덤의 엠마 부게 게르드비크(Emma Bugge Gjerdevik)는 "석유를 포기한 뒤 경제적 발전이 지금과 같지 않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노르웨이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인 것보다 숨 쉴 수 있고 깨끗한 양심을 가진 아이들을 갖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4일 영국 BBC에 말했다.

이들 환경단체는 이번 소송이 대법원에서 승소하지 못해도, 노르웨이의 석유 산업으로 인한 환경 문제를 주목받게 하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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