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 이겨낸 '버팔로'도 인간은 끔찍했다

  • 권오경 기자
  • 2019.02.23 10:00

아메리카 원주민의 '영적 존재'였지만
미국정부 대량학살로 한때 멸종위기
23마리로 줄었다가 4000마리까지 회복

이하 버팔로(사진 'Pixabay')/뉴스펭귄

북미 원주민의 땅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들소 떼가 서식한다. 왜 들소들이 야생동물 보호구역도, 국립공원도 아닌 원주민의 땅에 살까.

영국 가디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대륙에서 가장 큰 육상 포유동물인 들소는 원주민의 ‘영적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캐나다 레스브리지 대학 교수이자 들소 개체 수 복원 연구 책임자인 리로이 리틀배어는 “북미 원주민은 들소들과 ‘통합된 관계’를 맺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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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들에게 ‘버팔로’(들소)는 입을 옷과 먹을 것을 제공해주는 자양물 그 이상의 존재다. 원주민들의 영적, 문화적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원주민들은 상징적 개념으로 들소를 양육한다"고 설명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사진 'Pixabay')/뉴스펭귄

리틀배어에 따르면 수백년 전만해도 2000만~3000만 마리의 들소가 북미 전역에 걸쳐 번성했다. 그러나 이제 플라이스토세(신생대 4기 전반)에서 남은 유물이자 빙하기 멸종에서 살아남은 몇 되지 않는 포유류 중 하나일 뿐이다.

들소가 멸종위기를 마주한 데는 기후 영향만 있었던 건 아니다. 콜럼버스의 끔찍한 항해가 끝난 지 400년이 채 지나지 않아 백인 정착민들이 아메리카 인디언의 영토를 침입했고, 미국 정부는 수단을 가리지 않고 이들을 정복하려 했다. 그 대상이 됐던 것이 바로 들소다. 미국 정부는 원주민 부족을 굶겨 없애버리려는 심산으로 들소 무리를 대량 학살했고, 수천만마리가 넘던 들소는 수십년만에 멸종위기에 이르렀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미국 야생동물보호협회에서 들소 보존 프로그램 책임자를 맡고 있는 켈리 스토너는 ”19세기 있었던 도살 이후 남은 들소는 23마리뿐이었지만 야생동물보호 단체와 북미 원주민들의 노력으로, 오늘날 미국 몬타나 주 북동부에 위치한 인디언 보호구역에 사는 들소는 4000마리에 달한다“고 밝혔다.

스토너는 ”뿐만 아니라 이 들소들은 다른 가축과 번식한 적 없는, 유전적 ‘순도’를 유지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개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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