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성이 꿈꾸던 '순둥이 흑표범'은 없었다

  • 임병선 기자
  • 2020.11.02 18:00
동물 체험을 주선한 남성과 흑표범 (사진 Michael Poggi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미국에서 '흑표범 교감 체험'을 하려다 한 남성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플로리다 지역 언론 'WPLG 로컬10(Local 10)'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흑표범 만지기 체험'을 하려다 공격을 받고 크게 다친 한 남성 드와이트 터너(Dwight Turner)와 맹수를 이용해 고객을 끌어들인 남성 간 법적 공방을 보도했다.

사건은 플로리다 한 주택 뒷마당에서 흑표범을 기르는 마이클 포기(Michael Poggi)가 흑표범을 만지고 함께 노는 체험을 150달러(한화 약 17만 원)에 제공하면서 발생했다. 그는 돈을 내면 검은 표범과 함께 장난치고, 배를 문지르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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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너는 비용을 지불하고 해당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터너는 흑표범 체험을 위해 우리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표범이 달려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은 머리를 공격 당해 두피 일부분이 머리에서 벗겨졌고 오른쪽 귀는 반으로 찢어진 상태로 알려졌다.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동물 보전 의회(Florida Fish and Wildlife Conservation Commission)는 사건을 조사 중이며, 위험한 동물과 사람 간 접촉을 주선하고 사육동물을 안전하지 않은 조건에서 사육한 혐의로 흑표범 사육자인 포기를 기소한 상태다.

터너는 변호사를 대동해 포기를 고소했으나 체험 전 부상에 관련된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는 계약서를 작성한 탓에 보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터너 측은 체험 자체가 불법이므로 계약은 무효며 포기가 부상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라는 입장이다.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카운티 주 법원은 2일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표범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취약(VU, Vulnerable)종으로 분류된 멸종위기종이다. 흑표범은 표범 혹은 재규어가 과도한 흑색 색소를 가진 채 태어나는 현상인데, 이번 사건의 경우 검은색 표범으로 알려졌다. 

(사진 Pexels)/뉴스펭귄
표범은 IUCN 적색목록에 취약종으로 분류됐다 (사진 IUCN)/뉴스펭귄

맹수인 흑표범은 새끼 때부터 사육해도 언제든 자신이 가진 야생성을 드러낼 수 있다. 이런 위험성에도 미국 내 맹수 사육은 별다른 제재 없이 이뤄지고 있다.

마이클 포기와 흑표범 (사진 Michael Poggi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단편적인 예로 야생 호랑이는 아시아 산지에 3500여 마리만 남았지만, 미국 내 사육 호랑이는 7000여 마리다. 더욱이 사육 동물 수 보고 의무가 없는 텍사스 내 호랑이 개체수와 불법 밀매 규모는 짐작 불가능해 사육 호랑이 개체수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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