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 바퀴자국, 멸종위기 식물 되살려

  • 김해윤 인턴기자
  • 2019.02.21 17:10

영국 환경운동가들, 멸종위기 식물 '마쉬 클럽모스' 되살리려 5톤짜리 트랙터 몰아
트랙터 운전 이후 식물 3000개 → 1만2000개로 '4배' 증가
마쉬 클럽모스, 4억년부터 존재했던 고대종

마쉬 클럽모스 (사진 Pixabay 제공)/뉴스펭귄

환경운동가들의 도박이 성공했다.

영국 환경보호 캠페인인 백 프롬 더 브링크(Back from the Brink)의 환경운동가들이 영국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식물 중 하나인 마쉬 클럽모스(marsh clubmoss)을 되살리기 위해 5톤 트랙터를 몰았다고 더 인디펜턴트가 보도했다. 

괴상해 보이는 행동은 마쉬 클럽모스가 가축 목초지나 바퀴 자국 주변에서 주로 서식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환경운동가들은 마쉬 클럽모스의 서식지인 영국 도싯(Dorset) 남동부에 위치한 히스랜즈(Heathlands)에 5톤 트랙터를 몰고 다니며 수많은 바퀴자국을 냈다. 트랙터 운전 이후 히스랜즈 지역의 식물이 3000개에서 1만2000개로 4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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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 느린 마쉬 클럽모스는 다른 식물과의 경쟁에 취약하나, 마쉬 클럽모스 주변에서 자라는 다른 식물 종의 성장을 돕는다. 바퀴자국이 늘어나면서 마쉬 클럽모스의 개체 수가 증가했고 이어 다른 식물 종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트랙터 운전은 모래밭과 물웅덩이를 만들어 야생화가 번성하도록 만든다. 

소피 레이크 ‘도싯 히스랜즈 하트’ 프로젝트 매니저는 “트랙터 운전이 히즈랜즈 지역 식물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3000여개의 식물이 사는 서식지에서 5톤 트랙터 모는 것은 힘든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마쉬 클럽모스는 4억년부터 존재했던 고대종이다. 지난 85년동안 서식지 파괴로 인해 85% 감소했으며 현재 도싯과 햄프셔의 몇몇 지역에만 남아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영국 도싯 히스랜즈에서만 발견되는 숲종다리(woodlark), 모래 도마뱀, 히스 길앞잡이(heath tiger beetle), 희귀종 퍼벡 말벌 등 다른 야생동물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환경보호 캠페인 백 프롬 더 브링크는 영국의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인 20종을 구하기 위해 결성됐다. 마쉬 클럽모스외에도 회색 긴귀박쥐, 소나무담비, 나비난초 등에 관한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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