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5개 스팸 뚜껑 반납이 쏘아올린 공, CJ의 대답은
585개 스팸 뚜껑 반납이 쏘아올린 공, CJ의 대답은
  • 임병선 기자
  • 승인 2020.10.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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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 뚜껑 반납운동' 경과가 공개됐다.

제조업체에 플라스틱 절감을 요구하는 '스팸 뚜껑 반납운동'을 주도한 소비자단체 쓰담쓰담과 스팸 제조업체 CJ제일제당은 22일 오후 12시 서울시 중구 CJ제일제당 본사에서 회담을 갖고, 플라스틱 절감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 뉴스펭귄이 동행했다. 

CJ제일제당 측은 먼저 반납운동으로 개인 혹은 단체 72곳에서 받은 스팸 뚜껑은 585개며, 자원 절감을 요구하는 편지는 56통을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는 수거한 스팸 뚜껑은 업사이클링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수요가 많아진 '터치프리키'를 제작했다고 알렸다. 터치프리키는 손을 안 대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수 있는 간단한 도구다.  

스팸 뚜껑을 업사이클링한 '터치프리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스팸 뚜껑을 업사이클링한 '터치프리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쓰담쓰담 측은 가장 먼저 모두가 궁금해 할 "해외와 달리 스팸 뚜껑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CJ제일제당 측은 "해외와 국내 스팸은 통조림 용기 두께와 유통 구조가 다르다"며 "제품 변질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해외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라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강한 보호장치를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팸 마케팅 담당자 김세원 팀장은 "모든 스팸 뚜껑이 없어져야 한다는 점은 사내 대부분 사람이 동의하나, 제조사 손을 떠난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들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현실을 말했다. 

그는 "차후 캔 자체가 이론적으로 버틸 수 있는 압력 등 시험을 진행한 뒤 뚜껑을 제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2년 간 스팸 뚜껑을 빼는 시도를 한 적이 있었으나, 당시 품질 관련 클레임이 평소 4배에 달해 다시 뚜껑을 부착하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CJ제일제당 측 관계자. 오른쪽이 패키징 담당 박은진 부장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CJ제일제당 측 관계자. 오른쪽이 패키징 담당 박은진 부장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쓰담쓰담 운영진 임강산 씨는 "클레임과 실제 안전성은 다르며, 당시 뚜껑을 뺐다면 제품 자체 안전성은 검증됐다는 의미일 텐데 클레임이 많았다는 건 소비자의 심리가 크게 작용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뚜껑이 없어도 안전함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렸다면 뚜껑 없는 스팸이 정착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쓰담쓰담 운영진 클라블라우(활동명)는 "스팸 뚜껑과 플라스틱 절감이 빨리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나온 소비자들의 목소리"라고 덧붙였다.

쓰담쓰담, 뉴스펭귄과 CJ 관계자가 회담에서 마주 앉아 토의하고 있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쓰담쓰담, 뉴스펭귄과 CJ 관계자가 회담에서 마주 앉아 토의하고 있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김 팀장은 지난 추석 연휴기간 동안 판매됐던 뚜껑 없는 스팸 선물세트를 언급하며 "해당 상품 같은 뚜껑 없는 상품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장 구조 변경에 시간이 걸려 내년 추석 쯤 뚜껑 없는 선물세트 제품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몇 가지 제품에 적용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스팸 뚜껑이 제거된 스팸 선물세트 12호 (사진 CJ제일제당 제공)/뉴스펭귄
스팸 뚜껑이 제거된 스팸 선물세트 12호 (사진 CJ제일제당 제공)/뉴스펭귄

임 씨는 "절감이 얼마나 됐는지, 또 얼마나 할 것인지 수치상으로 보여야 한다"며 "현재까지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업체 측은 식품 제조업체로서 플라스틱 절감 한계도 드러냈다.

지속가능경영팀 고청훈 과장은 "식료품의 경우 현행법 상 재활용된 플라스틱을 접촉면에 활용할 수 없다"며 "솔직히 말하면 자사 제품 중 줄일 수 있는 플라스틱이 많이 없다"고 말했다. 

패키징 담당 박은진 부장은 "식품회사로서 가장 먼저 신경쓰는 것은 식품이 소비자한테 가는 과정 상 식품안전일 수밖에 없다"며 "그 다음 과제인 플라스틱 절감을 꼭 달성하고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지속가능경영팀 고청훈 과장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지속가능경영팀 고청훈 과장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CJ 제일제당 측 설명을 종합하면 결국 식품을 많이 만들수록 새로운 플라스틱 사용만 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중점을 어디에 두고 있냐는 뉴스펭귄 질문에 박 부장은 "인프라 구축을 위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회사 등 산업구조 전체를 바꿀 수 있는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 제품을 비롯한 여러 식품 포장에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 일종인 PP(폴리프로필렌)는 재활용 가능한 기술이 있으나, 연구비가 비싸고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재활용이 불가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 없는 플라스틱은 최대한 제거하고 앞으로는 플라스틱을 최소화한 제품 맞춤형 포장 등 절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측이 받은 편지를 쓰담쓰담 측에 전달하고 있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CJ제일제당 측이 받은 편지를 쓰담쓰담 측에 전달하고 있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고 과장은 "식품 제조업체로써 혼자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 건 어려워 다른 기관, 단체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상품 제조, 유통, 회수 단계 등 전면에서 자사 제품 자원이 순환하는 체계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수거와 회수까지 고민하는 단계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양 일반 조건에서 120일 이내 90% 이상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 중이며 내년 양산될 예정이지만 식품에 적용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쓰담쓰담 임강산 씨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쓰담쓰담 임강산 씨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임 씨는 이날 회담에 대해 "제조업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솔직하게 설명하고, 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논의한 시간이었다"고 뉴스펭귄에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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