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마차라서 괜찮아?' 합천테마파크 마차 동물학대 논란

  • 홍수현 기자
  • 2020.10.22 14:49

합천영상테마파크가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말 한 마리가 사람이 가득 찬 마차를 끌고 있는 사진이 확산됐다. 사진 속 말은 고개를 떨군 채 바닥을 보고 있고 마차는 얼핏 봐도 성인 기준 약 8~10명은 태울 수 있는 크기로 보인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뉴스펭귄

해당 마차가 운영되는 곳은 시대물 전문 오픈 세트장인 경남 합천영상테마파크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합천군이 '합천문화관광' 홈페이지에 써놓은 홍보문구에 따르면 '관람마차'는 "합천영상테마파크를 마부가 끄는 마차를 타고 둘러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보너스"다. 마차는 '볼거리 즐길거리' 부분에 포함됐다. 

사진이 확산되며 '동물학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합천문화관광 홈페이지에도 '마차는 명백한 동물학대 행위다. 당장 중단하라'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사진 합천문화관광 홈페이지)/뉴스펭귄

합천군은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 해명했다. 

군은 "말이 실제로 마차를 끄는 게 아니며 방향타 역할만 한다. 말 그대로 전력으로 움직이는 전기마차"라며 실제 말이 끌던 방식은 지난 2014년 폐지됐다고 밝혔다. 

현재 마차 운영에는 총 4마리 말이 투입된다. 하루에 2마리씩 교대로 운행하는 방식이다. 합천군은 "한 바퀴를 돌 때마다 반드시 휴식시간을 주고 있다"며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손님도 거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말에는 방문객이 몰려 운행이 활발하지만 (마차는 전기로 끌기 때문에) 결코 학대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합천군 관계자는 마차 관련 민원이 개장 초기부터 쭉 있었다고 했다. 그는 "먹는 것과 쉬는 것을 포함한 말 건강관리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지만 믿지 않는 사람이 많다"며 한때는 말을 굶긴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동물단체 활동가들과 실랑이를 벌인적도 있다고 전했다. 

동물권 단체 '하이(HAI)'는 "마차를 끄는 말들은 보통 경주용이나 승마용으로 뛰다가 퇴역해 퇴행성관절염 등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다리를 절개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20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사진 합천문화관광 홈페이지)/뉴스펭귄

우리나라에서 마차가 동물학대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은 지난 2007년 청계천 주변에 마차가 운행되면서부터다. 당시 동물권 단체들은 "말이 토양이 아닌 아스팔트를 달리는 것 자체가 학대"라며 운행 중단을 요구했고 청계천 마차는 2012년 사라졌다. 

말은 시청각이 굉장히 예민한 동물이다. 많은 말들이 가리개를 착용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마차에 설치된 조명과 음악만으로도 말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될 것이라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점차 마차 운행을 금지하는 추세다.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은 올해부터 모든 종류의 마차 운행을 전면 금지했다.

몬트리올은 원래 마차를 이용한 관광상품이 발달한 곳이나 지난 2018년 마차를 끌던 말 한 마리가 죽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의회가 마차를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또 산업이 축소되며 많은 말이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걸 막기 위해 일반 가정으로 입양시키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호평을 받았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