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처럼 먹었을 뿐인데' 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 더 잘게 쪼개...'난감'

  • 남주원 기자
  • 2020.10.21 08:00
(사진 Pexels)/뉴스펭귄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지렁이가 입자가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을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 한국연구재단은 안윤주 건국대 환경보건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토양의 경우 지렁이 섭취활동에 의해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이 더 잘게 쪼개져 나노플라스틱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사진 Pexels)/뉴스펭귄

재활용되지 못하고 환경으로 유출된 플라스틱들은 풍화, 광분해, 물리적 마모 등을 거쳐 크기 5㎜ 미만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이보다 더 작은 크기 100㎚미만 나노플라스틱은 환경에 얼마나 존재하고 어떻게 발생하는지 관찰하기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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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연구팀은 토양에 서식하는 대표적 생물종인 지렁이를 이용해 이와 같은 사실을 시각적으로 규명했다고 알렸다. 지렁이는 이리저리 땅 속을 다니며 토양에 산소를 공급하고 유기물이 풍부한 분변으로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지렁이에 의해 작게 쪼개진 나노플라스틱 배출 규명 모식도 (사진 한국연구재단)/뉴스펭귄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토양샘플에서 3주 동안 지렁이들을 배양시킨 뒤 지렁이 분변토에서 얻은 입자성 물질들을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 X선 분광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분변토에는 미세플라스틱보다 작은 입자성 물질이 존재했으며 그것들은 토양 입자와 명확하게 구분되는 나노플라스틱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렁이의 토양섭취활동에 의해 지렁이 장 내에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작게 파편화된 나노플라스틱이 생성된 것이다.

게다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지렁이는 정상적 정자형성이 저해돼 번식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이 토양환경에 미치는 영향 실험결과 요약. 미세플라스틱에 토양이 오염될 경우, 토양의 대표적 서식종인 지렁이가 이를 섭취하며 더 잘게 쪼개진 나노플라스틱이 토양으로 재배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미세플라스틱에 지렁이가 3주간 노출될 경우 지렁이의 정상적 정자형성과 세포활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한국연구재단)/뉴스펭귄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이미 환경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이 더 잘게 쪼개져 나노플라스틱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나노플라스틱이 토양생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드스 머티리얼스(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지난달 18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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