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재질 젖병으로 분유 먹는 아기, 미세플라스틱 수백만 개 먹는다"

  • 임병선 기자
  • 2020.10.20 13:29
(사진 Pexels)/뉴스펭귄

특정 재질 플라스틱로 만든 젖병으로 분유를 먹는 아기가 매일 수백만 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티백으로 차를 우려먹을 때 미세플라스틱을 다량 섭취하거나 합성섬유 등에서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을 흡입하는 문제는 널리 알려졌다. 이번에는 아기가 젖병으로 인해 높은 수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Trinity College) 연구진은 19일(현지시간) 플라스틱 재질 일종인 PP(폴리프로필렌, 이하 PP) 젖병으로 분유를 먹일 때 아기가 수백만 개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을 학술지 네이처 푸드(Nature Food)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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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는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하고 고온에도 견디는 플라스틱이라 음식 포장재, 물병 등으로 흔히 활용되는 소재다. PP 소재 젖병은 전 세계 젖병 판매량 중 평균 82%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게 사용된다.

(사진 Pexels)/뉴스펭귄

연구진은 PP 소재 젖병을 대상으로 분유를 탈 때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나오는 지 실험을 진행했다.

WHO(세계보건기구) 지침에 따라 섭씨 95도로 가열한 물에 완전히 담가 살균한 뒤 자연 건조한 젖병에 분유 분말을 담아 섭씨 70도 물과 섞는 제조 과정을 재현했다. 이후 젖병 속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약 1억 6200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미세플라스틱이 폐 세포 손상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연구진이 해당 수치를 전 세계 젖병 수유 비율과 모유 수유 비율을 고려해 분석한 결과, 젖병으로 분유를 먹는 아기는 생후 첫 해 동안 미세플라스틱 약 160만 개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PP 소재 젖병을 뜨거운 물로 소독하는 과정과 분유를 젖병에 담아 따듯한 물에 개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젖병 소독 후 차가운 물로 세 번 이상 헹궈내고 분유와 물은 다른 용기에서 섞어 식힌 다음 젖병으로 옮길 것을 권고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PP보다는 PPSU(폴리페닐설폰) 재질 젖병 판매량이 우세하다. 이들 연구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PP 젖병 점유율은 약 20% 수준으로 타 국가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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