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입니다만...' 지원자 3천 명 몰린 이탈리아 구인 공고

  • 홍수현 기자
  • 2020.10.15 08:00
이미지는 본문과 상관이 없습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이탈리아 작은 섬에 있는 한 농장의 구인 공고에 3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북쪽 에올리아제도 리파리섬에서 작은 농장을 운영하는 루이지 마자씨가 낸 구인공고에 수천 명이 지원한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자 씨는 농장에서 과일과 채소, 닭, 당나귀 등을 기르며 올리브유로 수제비누를 만드는 등 가내 공업을 이어가는 소작농이다. 일손이 더 필요하다고 느낀 그는 구인 광고를 올리며 "숙식은 제공할 수 있지만, 월급은 주기 힘든 상황"이라 공지했다. 마자 씨는 대신 작은 방과 함께 직접 담근 포도주와 싱싱한 유기농 채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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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워낙 외딴곳이라 지원자가 없을 거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각국에서 지원자가 쏟아졌다. 

이탈리아는 물론 프랑스, 영국 심지어 미국과 일본에서까지 문의가 쇄도하며 지원자만 3000명을 훌쩍 넘긴 것이다. 마자 씨는 지원자 중 대부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인해 직장을 잃었거나 매우 힘든 상황에 놓인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심사숙고 끝에 이탈리아와 프랑스 출신 커플을 뽑았다.

마자 씨는 채용 결정과 별개로 한 이탈리아 출신 지원자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지원자는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걸 잃었다고 했다"며 "심한 분노와 함께 밀실 공포증도 앓고 있었다. 다시는 고향인 베르가모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원자 중에서는 이탈리아에 왔다가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탈리아에 발이 묶인 일본인 커플도 있었다.

마자 씨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때문에 이 작고 외딴 곳까지 오겠다고 한 사람이 정말 많았다"며 "사람들이 도시 속 아파트에 갇혀있는 환경과 먹거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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