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충돌 70% 감소" 풍력 발전기에 검은칠 한 결과

  • 임병선 기자
  • 2020.10.11 07:50
(사진 Pixabay)/뉴스펭귄

풍력발전기 날개를 검게 칠했더니 조류 충돌이 70%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높게 솟은 풍력발전기는 적은 탄소배출로 전력을 발전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종종 풍력 발전기 터빈에 조류가 부딪혀 죽는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 풍력발전기 터빈을 검게 칠했더니 조류 충돌 사례가 70%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시민연구단체 NINA(Norwegian Institute for Nature Research) 연구진은 해당 내용이 담긴 논문을 지난 7월 과학 학술지 이콜로지 앤 에볼루션(Ecology and Evolution)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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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2006년부터 2013년 사이 노르웨이 스멜라(Smøla)군도에 설치된 높이 70m, 날개 길이 40m 규모 풍력발전기 터빈 4개를 대상으로 검은 페인트를 칠하기 전과 후를 비교했다. 도색은 터빈에 달린 회전날개 3개 중 1개에만 적용됐다. 

연구를 이끈 노르웨이 자연연구소 로엘 마위(Roel May) 박사는 "터빈 날개는 약 240km/h까지 빠르게 회전하는데 그렇게 되면 날개 윤곽선이 잘 보이지 않는 `모션 스미어(motion smear) 현상이 나타난다"며 "세 개의 회전날개 중 한 개만 검은색으로 칠한 이유는 해당 효과를 줄여 날개가 잘 보이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이들이 터빈에 도색하지 않았을 때와 했을 때 각각 3년 반 기간 동안 조사한 결과를 서로 비교했더니 충돌로 죽은 새는 11마리에서 6마리로 줄었다. 특히 검은색을 칠하기 전 터빈에 죽은 새 11마리 중 6마리를 차지했던 흰꼬리수리는 도색 후 단 1마리도 죽지 않았다.

흰꼬리수리 (사진 Jörg Hempel)/뉴스펭귄

사실 조류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다른 원인에 비하면 풍력발전기는 생존 위협이 적은 편이다. 2015년 학술지 '애뉴얼 리뷰 오브 이콜로지, 에볼루션, 시스테매틱(Annual Review of Ecology, Evolution and Systematic)'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고양이는 매년 24억 마리 새를 죽인다. 

그 다음으로 많은 인위적 조류 사망 요인은 고층 건물 유리창 6억 마리, 자동차 2억 마리다. 풍력발전소는 50만 마리 추정치에 그쳤지만, 검은 도색 연구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생명을 살린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한편, 유리창에 죽는 조류가 매우 많은데 건물 유리창에 조류 충돌 방지 스티커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사고 예방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류 충돌 방지 스티커 (사진 환경부 제공)/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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