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8도' 컨테이너에서 한 달 버틴 후 구출된 라쿤

  • 홍수현 기자
  • 2020.10.07 14:08
(사진 Pixabay)/뉴스펭귄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은 라쿤이 화제다.

베트남 야생동물 보호단체 '자연을 위한 교육(이하 ENV)'은 6일(이하 현지시간) "한 달 동안 영하 18도 컨테이너에 갇혀있던 라쿤을 무사히 구출했다"고 공식 SNS에 알렸다.

컨테이너는 약 한 달 전 미국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으로 향한 컨테이너에는 냉장육을 비롯한 식품이 잔뜩 실려있었고 음식이 상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온도는 영하 18도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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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일간의 항해를 마치고 컨테이너 문을 열었을 때 직원은 냉장육 포장 곳곳이 찢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직원이 내부를 둘러보던 중 라쿤이 발견됐고 놀란 라쿤은 그를 공격했지만, 부상 정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 회사는 ENV측에 도움을 요청했고 ENV구조팀은 사이공 동물원과 함께 즉시 라쿤 구조에 나섰다.

구조팀은 오랜 시간 낮은 기온에서 버틴 온 라쿤이 급격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량의 얼음을 준비했다. 그들은 라쿤을 얼음 사이에 넣은 뒤 차츰 동물원 실내 온도에 적응하도록 도왔다. 

구조 직후 라쿤의 모습이다 (사진 ENV 페이스북)/뉴스펭귄
 (사진 ENV 페이스북)/뉴스펭귄

동물원 관계자는 "라쿤이 어떻게 컨테이너 안에 들어갔는지도 의문이지만, 미국에서 베트남까지 무려 35일간 이런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라쿤의 생존이 굉장히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컨테이너 안에 있는 고기를 뜯어 먹었다 하더라도 물도 없었고 공기도 부족한 상태였다. 이런 상태에서는 동물이 생존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잡식성인 라쿤은 추운 날씨에 견딜 수 있는 빽빽한 털을 가지고 있다. 높은 지능과 탁월한 생존 능력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빠르게 적응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처럼 오랜 기간 낮은 온도에서 생존한 사례는 드물다. 라쿤이 컨테이너에 들어가게 된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관계자는 "라쿤이 앞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보살필 것"이라 말하며 라쿤이 현재 건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라쿤은 잔가지로 만든 인공굴 우리에서 하루 약 1kg씩 고기를 먹으며 안정을 찾은 상태로 알려졌다. 

 (사진 ENV)/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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