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은 무엇으로 싸는가', 우주로 간 '269억'짜리 화장실

  • 임병선 기자
  • 2020.10.06 08:00
(사진 나사)/뉴스펭귄

나사가 국제 우주정거장(이하 ISS)으로 보낸 재보급선에 269억에 달하는 우주인 배변 시스템이 포함됐다.

나사는 월럽스 섬 비행시설(Wallops Flight Facility)에서 ISS 재보급선 시그너스(Cygnus)를 지난 2일 오후 9시 16분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 나사)/뉴스펭귄

재보급선에는 개발과 제작에 2300만 달러(한화 약 269억 원)가 들어간 새로운 우주 화장실이 포함됐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우주 화장실은 우주인의 소변과 대변을 받은 뒤 재처리해 우주에서 다시 식수 등으로 활용 가능하게 만드는 장치다. 물을 추출하고 남은 물질은 특수한 팩에 담겨 임무가 끝나면 지구로 떨어지는 화물에 담기는데, 이는 지구에 진입하면서 모두 연소한다.  

우주 화장실 (사진 나사)/뉴스펭귄

지구에서 배설물을 처리할 때 물과 중력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우주에서는 공기 흡입이 활용된다. 우주인이 장치에 달린 흡입구에 맞춰 배설하면 배설물이 빨려 들어가 재처리 과정이 시작된다.

지난달 새롭게 발표된 우주 화장실은 이전 사용됐던 것에 비해 65% 작고 40% 가벼워 장기 임무에도 적합하다. 제작자는 배설물이 닿는 부분이 금속 티타늄으로 이루어져 있어 부식을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설물을 처리하는 약품이 매우 강한 산성이라 티타늄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장치를 기획한 디자이너는 장치 개선 시 여성 우주인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화장실은 여성이 길쭉한 호스에 달린 깔때기로 소변을 처리할 수 있으며, 앉는 듯한 자세로 장치에 몸을 걸친 채 배설하는 방식도 가능한 구조로 설계됐다.

우주 화장실 깔때기 (사진 나사)/뉴스펭귄

나사 측은 배설물 처리 장치를 추가 개선해 우주인이 배출한 수분 중 98%를 재활용하는 데 도달할 계획이다.

재보급선에는 화장실 외에도 각종 폐기물에서 암모니아를 제거해 물이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게 하는 실험체와 식량으로 활용하기 위해 실험 재배가 필요한 무, 암 표적 치료법이 거의 무중력 상태에서 보이는 반응을 연구하기 위한 실험체, 우주인 삶을 VR로 담을 수 있는 360도 카메라 등이 포함됐다. 

화물에 담긴 360도 카메라 (사진 나사)/뉴스펭귄
폐기물에서 암모니아를 제거하는 실험 (사진 나사)/뉴스펭귄

화물 중 눈에 띄는 것은 미국 화장품 업체 에스티 로더의 신상품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세럼이다. 조종석 창문을 배경으로 상업 광고 촬영을 위해 우주로 올라갔다.

에스티 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세럼 제품사진 (사진 에스티로더 홈페이지)/뉴스펭귄

재보급선 총 화물 무게는 약 8000lbs(약 3628kg)이며, 5일 오전 5시 20분에 ISS에 도착할 예정이다. 

우주 공간 식물 재배 장치 (사진 나사)/뉴스펭귄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