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는 동안...' 온난화 밤에 더 빨랐다

  • 임병선 기자
  • 2020.10.05 11:51

(사진 Pexels)/뉴스펭귄

지구 온난화가 낮보다 밤에 더 빠르게 진행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과학자들은 지구 평균기온이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낮보다는 밤에 더 빨리 진행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전에도 평균기온 상승 시 낮과 밤 간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나 국지적 평가는 있었으나 전 세계적 추세를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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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엑서터대 연구진은 해당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러지(Global Change Biology)에 게재했다. 이는 1983년부터 2017년까지 35년 간 주간과 야간 기온 상승량을 비교한 결과다.

온난화 밤낮 불균형이 발생한 지역과 그 원인이 되는 구름 밀집도의 변화를 표시한 자료 (사진 Daniel T. C. Cox, Ilya M. D. Maclean, Alexandra S. Gardner, Kevin J. Gaston)/뉴스펭귄

이들 조사 결과 유럽, 서아프리카, 남미 서부, 중앙아시아 등에서 밤 시간 평균기온이 낮 평균기온보다 더 빠르게 상승했다. 미국 남부, 멕시코, 중동에서는 반대로 온난화가 낮에 더 빠르게 진행됐으나 전 세계적 추세로 보면 밤에 더 빨랐다. 전 세계 대지 중 절반 이상에서 밤 평균기온이 낮 평균기온보다 최소 섭씨 0.25도 더 상승했다. 낮과 밤 평균기온 상승 차이는 지역 별로 달랐지만 최대 섭씨 0.5도까지 나타난 곳도 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를 지구온난화로 인해 구름 발생 양상이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지역에서 구름이 증가하면 낮에 지표면에 닿는 태양광이 차단되고, 밤에는 지상의 열과 습도가 대기권 밖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줄어든다. 이를 통해 구름은 낮에는 기온 상승을 억제하고 밤에는 기온을 높여 불균형이 생긴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 낮밤 불균형에 영향을 주는 구름 밀집도, 습도 변화를 표기한 자료 (사진 Daniel T. C. Cox, Ilya M. D. Maclean, Alexandra S. Gardner, Kevin J. Gaston)/뉴스펭귄

이런 변화는 생태계 균열을 가속할 수 있다. 동물은 낮과 밤 사이 기온 차이에 맞게 진화했는데, 온난화가 진행되는 와중 낮과 밤 기온차도 점점 커지면 현재까지 형성된 먹이사슬과 종 간 개체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연구진은 지구온난화의 낮과 밤 불균형에 대해 "특정 지역에 서식하는 종과 동물이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식물이 온난화 불균형의 영향을 받은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지역별 식물 생장 변화를 조사한 결과, 낮에 더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는 지역에서 강수량이 줄어들어 식물 성장이 느려졌음을 발견했다. 이런 현상은 해당 지역 농작물 생산량을 줄여 인류 식량 부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식물에서 나오는 수액이나 꽃가루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먹이로 삼는 곤충도 생존을 위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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