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먹었어" 거대 쥐가 훈장 받은 이유

  • 임병선 기자
  • 2020.10.01 08:00
지뢰 제거 임무를 수행 중인 마가와 (사진 PDSA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캄보디아에서 지뢰 제거 동물로 훌륭한 병과를 거둔 쥐 '마가와'가 훈장을 수여받았다. 

영국 동물보호단체 PDSA(The People's Dispensary for Sick Animals)는 캄보디아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수행하는 쥐 '마가와(Magawa)'에게 동물의 용감함과 헌신에 바치는 금색 훈장을 수여했다고 지난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 PDSA)/뉴스펭귄
(사진 PDSA)/뉴스펭귄

PDSA는 세계 2차 대전 때부터 전쟁에서 무훈을 달성하거나 사람을 구한 개, 고양이 등에게 훈장을 수여했는데 쥐로서는 마가와가 처음이다. 단체 측은 해당 메달이 인명 구조 등에 있어 매우 용감한 행위를 한 영국 군인에게 주어지는 조지 십자장과 같은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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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DSA)/뉴스펭귄

마가와는 '아프리카도깨비쥐(African giant pouched rat)' 종으로 아프리카 탄자니아 출신이다. 아포포(APOPO)라는 동물 이용 지뢰 제거 단체로부터 약 9개월 동안 훈련을 받은 뒤 캄보디아 현장에 투입됐다. 가슴줄을 매고 탐지 대상 지역을 오가다 화약 냄새를 맡으면 땅을 긁어 사람들에게 지뢰 매설 장소를 알린다.

(사진 PDSA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지뢰 제거 작업 (사진 PDSA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지뢰제거 비영리기관 헤일로 트러스트(HALO Trust)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1979년 이후 약 6만 4000명이 지뢰에 희생되거나 다쳤는데, 이런 지뢰 대부분은 1970년~1980년대 캄보디아 내전 때 매설됐다. 

지뢰 제거 작업 보상으로 받은 바나나를 먹는 마가와 (사진 PDSA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아프리카도깨비쥐는 일반 쥐에 비해서 크고 무거운 편이지만 지뢰를 작동하지 않게 할 만큼 가벼워 임무 수행 시 안전하다. 마가와를 교육한 뒤 함께 지뢰 제거 작업을 수행하는 아포포 측은 마가와가 30분 만에 200㎡ 지역 내 지뢰를 수색할 수 있는데, 이 작업을 사람이 하면 최대 4일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농구 코트를 반으로 자르면 210㎡ 정도다.

(사진 PDSA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마가와는 작전 투입 후 지난 5년 간 지뢰 39개와 불발탄 28개를 찾아냈고, 축구 경기장 20개 면적에 해당하는 14만 1000㎡ 땅 지뢰 청소 작업을 마쳤다. 

(사진 PDSA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지뢰 제거 동료인 아포포 측은 "우리 쥐를 매우 믿고 있기 때문에 마가와가 지뢰 제거를 마친 곳에서 축구를 할 때도 있다"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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