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맛난다" 산불에 노출된 포도로 담근 와인 후기

  • 홍수현 기자
  • 2020.09.25 15:36

 

(사진 Pixabay)/뉴스펭귄

미국 서부지역에서 연달아 발생한 대형 산불이 와인 산업까지 직격타를 날렸다. 

캘리포니아주 와인 포도 농장주 협회 존 아기레(John Aguirre)회장은 24일(현지시간) AP와 인터뷰에서 "와인 포도 농장들은 역대 최악의 재난을 겪고있다"며 산불에 노출된 포도로 담근 와인 후기를 전했다. 

아기레 회장은 손상된 포도로 만든 와인을 시음해 본 결과 "똥 맛나는 플라스틱 같았다"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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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가 훼손된 이유는 최근 서부지역에서 이어진 산불 연기 때문이다. 연기가 포도에 스며들면서 '페놀' 수치가 지나치게 상승한 것이 문제가 됐다.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대학 애니타 오버홀스터(Anita Oberholster) 교수는 "페놀은 원래 포도에 있는 성분이며 와인맛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페놀 수치가 너무 올라가면 오히려 와인맛을 해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2018년) 한 와인 제조사는 오레곤 남부 지역의 포도가 산불 연기로 오염될 것을 우려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포도 구입을 취소한 사례가 있다.

올해는 많은 양조장에서 포도 계약 전 '연기 오염 테스트'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한 와인 산지 중 하나인 나파밸리의 ETS 연구소는 "11월까지 포도 샘플 검사 일정이 꽉 잡혀있다"며 오염된 포도를 피하기 위한 요청이 쇄도하고 있음을 전했다. 

일부에서는 상황을 역이용했다. 몇몇 제조사는 "산불빈티지(wildfire vintage)"라는 이름으로 2020년 한정판을 출시했다. 

미국에서 발생한 산불 상황이다. 빨간 점이 클 수록 대형 산불이며 서부 해안에 연달아 발생했다(사진 ESRI 캡처)/뉴스펭귄

와인 포도 재배 농가는 이미 심한 가뭄과 기온 상승을 비롯한 기후변화에 적응해왔다. 오버홀스터 교수는 "기후전문가들은 화재로 인한 연기가 앞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 말하고 있다"며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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