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취약종 '알바트로스'의 사생활

  • 권오경 기자
  • 2019.01.21 13:38

기후변화의 '최전방' 피해자··· 전 세계 1만7000마리만 남아

멸종위기 취약종 새인 알바트로스의 사생활을 담은 라이브쇼 (사진 DoC홈페이지)/뉴스펭귄

'멸종위기 취약종' 새의 사생활을 담은 라이브쇼에 전 세계 수백만명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뉴질랜드 동물보호국(DoC)이 3년째 이어오는 이 라이브 쇼가 예상 밖으로 호응을 얻어 190개국 2300만명이 이 희귀 새의 일상을 보러 몰려들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영상의 주인공은 뉴질랜드 고유새 '북방로얄 알바트로스'다. 알바트로스는 기후변화, 온열스트레스, 각종 질병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 마오리어로 ‘테레오’라는 이름을 가진 이 새는 ‘플라스틱 전쟁의 최전방 피해자’이기도 하다. 이들은 주로 해안가로 밀려온 오징어를 먹거나 화려한 색상의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하고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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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알바트로스 보호의 ‘중심부’로 거듭나고 있다. 멸종위기 취약종인 알바트로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을뿐더러 새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북방로얄알바트로스의 개체 수는 현재 1만7000마리로 추정된다. 1990년 이래 종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면서 2배로 늘긴했지만 보호받고 있는 종은 전체의 1%일 뿐이다. 나머지 99%는 남극 근처 채텀제도에 서식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정확한 연구가 진행된 바 없다.

DoC는 2016년 처음 뉴질랜드 남섬 남동해안의 오타고반도 타이아로아헤드에 자리한 알바트로스 새둥지 근처에 ‘로얄캠’을 설치해 희귀 새의 성장기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DoC 관리인인 짐 와트는 “24시간 동안 방송이 진행되기 때문에 낮이든 밤이든 전 세계 어딘가 누군가는 이 방송을 보게 된다”며 “병원 혹은 요양소에서도 본다고 들었는데 알바트로스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친밀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알바트로스의 성장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동물에 대한 친밀함과 보호의식을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실제 ‘야생 라이프’가 어떤 것인지도 생생히 관찰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은 장면으로는 △어미 새가 새끼를 낳는 모습 △새끼 새가 처음 날개짓을 하며 날아오르는 순간 △고양이 등 포식자로부터 공격당하는 모습 등이다.

2018년 초엔 어미 새가 새끼를 공격하는 모습이 포착돼 드라마틱한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화면을 보고 있던 시청자는 DoC에 황급히 연락을 취했지만 새끼 새는 끝내 살아남지 못했고, 새의 죽음이 전 세계에 생방송으로 전해졌다.

DoC 관계자에 따르면 번식기인 현재 알바트로스 어미가 품고 있는 알은 50개 이상이다. DoC는 이 알들이 1월 부화기를 마치면 시청자로부터 이름을 추천받아 지어줄 예정이다.

생방송 커뮤니티엔 현재까지 10만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수업이 시작하기 전 매일 방송을 틀어놓는다”며 “아이들이 새끼 새를 보는 데 완전히 집중한다”고 전했다.

와트는 로얄캠을 통해 새의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되자 이 희귀 새의 생명을 위한 후원금까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모금된 돈은 로얄알바트로스센터로 기부돼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거나 태어날 새끼 새들의 건강을 위해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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