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고래 덫" 모래톱에 갇혀 죽은 고래 90마리 (영상)

  • 홍수현 기자
  • 2020.09.23 10:35

호주 해안에서 고래 수십 마리가 한꺼번에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나인뉴스(9News)등 현지매체는 이날 호주 남동부 태즈메이니아섬 서부 맥쿼리 보트 선착장 인근에 거두고래(pilot whale) 수백 마리가 모래톱에 걸려 좌초됐다고 보도했다. 

고래 구조를 위해 호주 야생동물 관리국을 비롯해 경찰과 자원봉사자를 포함한 대규모 구조대가 투입됐으나 상황은 여의치 않다. 고래 떼가 걸려있는 모래톱이 해안가에서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 있어 배를 타고 접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규칙한 조류와 추위도 구조를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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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모래톱에 걸린 고래는 총 270마리로 파악됐다. 구조 현장에 참여 중인 크리스 칼리언(Kris Carlyon) 호주정부 해양 생물학자는 "고래 중 90여 마리는 이미 죽은 것으로 보인다"며 "살아있는 고래를 구조하기도 쉽지 않다. 구조 작업은 앞으로 며칠이 더 걸릴 것"이라 말했다. 

태즈메이니아 해변에 고래 떼가 밀려오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이번처럼 한 번에 많은 개체가 몰려온 건 10년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고래들이 무엇 때문에 떼죽음을 당했는지 원인을 파악 중이다. 고래는 리더를 두고 무리 지어 다니기 때문에 한꺼번에 따라온 고래들이 모두 모래톱에 갇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칼리언 박사는 "해안을 따라 먹이 사냥을 하던 고래들이 방향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구조대는 모래톱을 넘지 못하는 고래들을 다시 물로 띄우는 작업을 통해 고래를 밀어내고 있다. 지금까지 고래 25마리를 바다로 돌려보냈지만 한 마리는 다시 좌초돼 돌아왔다. 

뉴질랜드 매시대학의 해양 포유류 전문가 카렌 스토킨(Karen Stockin)은 태즈메이니아를 "고래가 좌초하기 쉬운 핫스팟"이라며 "악명높은 고래 덫 같다"고 같은 날 AFP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거두고래는 최대 몸길이 9.5m 몸무게 약 1t까지 자라는 대형 동물이다. 아테뉴아타거두고래(Feresa attenuata)와 엘렉트라거두고래(Peponocephala electra) 종은 무분별한 포획으로 개체 수가 줄어 희귀종으로 꼽힌다.

한편 구조작업이 지연되며 24일 발견된 고래는 총 460마리까지 늘어났으며 그중 380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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