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여 만에 풀린 '보츠와나 코끼리 떼죽음 미스터리'

  • 임병선 기자
  • 2020.09.22 14:12
물웅덩이 속 코끼리들 (사진 Pixabay)/뉴스펭귄

보츠와나에서 발생했던 코끼리 떼죽음 사건 원인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2달여 만에 풀렸다.

2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AFP, 영국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보츠와나 야생생물 및 국립공원 관리국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조사에서 코끼리 사인이 물구덩이에 사는 남세균(Cyanobacteria)에서 발생한 신경독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난 5월~6월 동안 보츠와나에서 코끼리 사체가 대거 발견된 원인을 찾아낸 것이다.

남세균은 고인 물에서 발생하는 세균 일종으로 조류처럼 초록빛을 띠며 광합성으로 생존한다. 웅덩이에 많이 번식하면 수질을 초록색으로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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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세균이 많이 발생한 강 (사진 Julia Manzerova - flickr)/뉴스펭귄

앞서 시민단체 조사에 의해 오카방고 삼각주 지역에서 5~6월 새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코끼리 사체가 330구 발견됐다. 이 결과는 지난 7월 발표돼 전 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일반적으로 국립공원 내 코끼리는 밀렵에 희생되지만 당시 발견된 사체들은 상아가 잘려있지 않아 밀렵 가능성은 배제됐다.

이후 보츠와나 당국이 사체 샘플 분석 등을 통해 떼죽음 원인 파악에 나섰으나 몇 주가 지나도 결과가 나오지 않아 사건은 '미스터리' 상태였다. 관리국 측 수의사 음마디 르우벤(Mmadi Reuben)는 "우기가 끝나 웅덩이가 마른 6월 말부터 코끼리 사망이 멈췄다”고 외신에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미국 등에서 온 전문가도 참여했다. 르우벤은 “왜 이 지역에서만, 또 왜 코끼리만 남세균 피해를 입었는지는 앞으로 규명해야 할 의문점”이라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코끼리가 물웅덩이에서 장시간 머물면서 다량의 물을 마시거나 목욕하는 습성을 가졌는데, 이때 남세균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끼리 사체를 조사하는 시민단체 (사진 National Park Rescue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기후변화가 코끼리 떼죽음과 연관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부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아프리카 여름이 더 더워지면서 물웅덩이 수온이 올라 세균 번식이 활발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짐바브웨에서도 세균에 감염돼 죽은 어린 코끼리 사체 11구가 발견됐다. 사망 원인은 기후변화와 연관돼 있었다.

사건 조사 발표 당시 짐바브웨 국립공원 및 야생생물 관리국 수의사는 여름이 찾아와 먹이가 부족해졌고, 높은 나무에 달린 잎을 먹지 못하는 어린 코끼리들이 땅 속에 있는 풀을 먹으려 땅을 파다 세균에 감염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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