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잠겨가는 섬 대통령이 보내온 편지

  • 임병선 기자
  • 2020.09.21 14:01
마셜제도 (사진 Matt Kieffer - flickr)/뉴스펭귄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생존 위협을 겪고 있는 마셜제도 대통령의 기고문이 공개됐다.

21일(현지시간), 오세아니아 마셜제도 공화국 대통령 데이빗 카부아(David Kabua)가 작성한 기고문이 영국 가디언 사설란에 게재됐다.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마셜제도는 빠르면 2030년에 국토 전부가 태평양 바다에 잠길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된 곳이다. 이미 눈에 띄게 상승한 해수면에 현지인들은 섬을 탈출하고 있다.

카부아는 올해 75주년을 맞는 유엔총회에서 25년 뒤인 100주년에는 193개 회원국 중 몇 개국이 살아남아 있을지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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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후변화 최전선에 있는 국가들은 생존을 위해 이미 기후위기 적응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이번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관광 산업이 붕괴하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자원은 더 부족해졌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저지대에 위치한 산호섬으로 구성된 우리나라는 해수면이 높아져 생기는 문제를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며 "다자주의가 가장 필요한 때지만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우리는 약속보다 자금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지출하기로 동의한 연간 1000억 달러(한화 약 116조 원) 규모 '기후 재정'에 의존하고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마셜제도 (사진 Keith Polya - flickr)/뉴스펭귄

카부아는 또 "여전히 선진국 일부 국가들이 화석연료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이를 통해 번 돈을 재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해서 탈탄소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 연민과 용기가 필요한 때라면서 "우리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 희생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글을 마치며 "마셜제도는 다음 유엔 기념일에 참석할 수 있도록(25년 뒤까지 국가가 존속하도록) 모든 힘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문제는 지구촌 가족(Global Family)들이 유엔 기념식에 마련될 우리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는가?"라고 물으며 전 세계적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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