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들이마신 '미세플라스틱' 폐 세포 죽인다

  • 남주원 기자
  • 2020.09.18 14:18
(사진 Pexels)/뉴스펭귄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나노플라스틱을 흡입하며 살고 있다. 이때 폐에 축적된 나노플라스틱 표면의 전기적 특성에 따라 폐 세포 운명이 결정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동안 주로 환경오염 측면에서 주목받던 나노플라스틱이 인체 호흡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KBSI) 이성수 박사 연구팀과 전남대 김응삼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17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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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의 표면 전하에 의한 폐 세포 독성 유발 모식도 (사진 KBSI)/뉴스펭귄

연구팀에 따르면 생활 속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직경 5㎛(마이크로미터)이하 마이크로플라스틱 뿐만 아니라 직경 100㎚(나노미터) 이하 나노플라스틱으로까지 쉽게 소형화된다. 

이 중 나노플라스틱은 그 크기가 매우 작아 공기 중에 흩날리며 호흡을 통해 폐의 상피세포에 흡수·축적된다.

폐에 축적된 나노플라스틱은 여러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세포 내 어떻게 작용해 질환을 유발하는 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폐포 상피세포 변화. 가장 왼쪽은 나노플라스틱을 처리하지 않은 정상 폐포 상피세포의 모습이다. 음전하 나노플라스틱(nPS-NPs/빨간색)에 의해서는 정상적인 세포 형태의 변화와 함께 악영향은 없는 것으로 관찰되나(15분, 60분), 양전하 나노플라스틱(pPS-NPs/파란색)은 세포 형태를 불규칙적으로 변화시키고 세포사멸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60분)할 수 있다. 세포핵(N)은 둥근 점선으로 표기됐다. 상단은 수축이완 자극이 없는 상황이며 하단은 15%의 수축이완 자극이 있는 상태에서의 변화과정이다 (사진 KBSI)/뉴스펭귄

연구팀은 인간 호흡 주기와 유사하게 주기적으로 수축·이완되는 폐 모사 조건을 만들어 나노플라스틱에 의한 폐포 상피세포를 실시간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나노플라스틱의 전기적 성질이 폐포 상피세포 파괴(세포사멸) 여부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노플라스틱 표면이 음전하를 띠는 경우에는 세포 내 규칙적인 섬유 구조를 자라게 해 세포를 신장시키지만 세포자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었다. 

반면 양전하를 띠는 나노플라스틱은 불규칙적인 섬유구조를 자라나게 하고 세포 내 과도한 활성산소 생성을 유도해 세포를 사멸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으로 관찰한 양전하를 띈 나노플라스틱에 의한 폐포 상피세포의 변화과정 영상 캡처. 왼쪽 화면은 각각 XY축, YZ축, XZ축에서 2차원 굴절률을 측정한 화면이며, 이를 합쳐 오른쪽의 3차원 영상을 구현해낸다. 양전하를 띈 나노플라스틱(파란색)이 축적되며 세포 형태가 비정상적으로 변하고, 형태가 무너지는 것(세포사멸)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 (사진 KBSI)/뉴스펭귄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 KBSI 광주센터의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을 사용했다고 알렸다.

이 현미경은 빛에 대한 굴절률을 이용해 세포 구조를 정량적·정성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살아있는 상태의 세포를 별도의 전처리 과정 없이 실시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KBSI 신형식 원장은 “이번 연구는 국가적·사회적으로 주요한 이슈인 나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라며 "분석과학이 국민 건강과 안전한 생활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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