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환경단체 상의탈의 시위..."전쟁, 기근, 가뭄, 이주 문제 심각"

  • 임병선 기자
  • 2020.09.11 13:50
시위를 벌이고 있는 멸종저항 (사진 멸종저항 홈페이지)/뉴스펭귄

영국 환경단체 회원들이 강력한 기후위기 정책을 요구하며 상의 탈의 시위를 벌였다.

환경단체 멸종저항 영국(Extinction Rebellion UK) 회원 약 30명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상의를 탈의한 채 의회 건물로 쓰는 웨스트민스터 궁전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바지와 신발만 착용하고 입에는 '4℃'라고 쓰인 검은색 마스크를 썼다. 

이들은 서로 손을 잡고 검은색 철제 울타리에 각자의 목을 자전거 자물쇠로 고정했다. 손바닥에는 '진실을 견딜 수 없는가?(Can’t Bare the Truth?)'라는 문구를 써 놓고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내보였다. 또 각자 가슴 위에 각자 멸종, 팬데믹, 기근, 가뭄, 흉작(Crop failure), 폭력, 전쟁 등 사회문제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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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찰은 시위가 시작된 지 3시간 여만에 출동해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관련자를 체포했다. 

멸종저항 영국 측은 시위대가 해산된 뒤 보도자료를 내, "우리는 여러분 관심을 얻었다"며 "정부는 전쟁, 기근, 가뭄, 이주와 같은 세계적 문제를 무시하면서 우리를 보호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에 쓰인 숫자 '4'는 점점 상승하는 지구 기온 문제를 지적한 것이었다. 이들은 "지구 기온은 앞으로 4도가 상승할 것이고 다음 세대가 위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 정부 고문 단체인 기후변화위원회가 올해 발행한 보고서는 영국이 기후위기 대응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멸종저항 영국은 정부에 '기후 및 생태 비상 법안(Climate and Ecological Emergency Bill)'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중이다. 해당 법안은 국내외 탄소발자국을 제한하는 등 기후변화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단체는 최근 영국 언론이 기후위기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며 인쇄소를 봉쇄하고 신문 발행을 강제로 막아 논란이 됐다.

정부는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5일 열린 영국 정부 정례회의에서 내무부 대변인은 최근 멸종저항 영국의 시위가 범죄로 변질됐다며, 무정부 상태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내무부장관 (사진 영국 국제개발부)/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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