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도 채 안 돼 지구상 야생동물 70% 가까이 사라졌다"
- 남주원 기자
- 2020.09.11 11:57
지난 반세기 동안 지구상 야생동물 개체수 3분의2가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자연기금(이하 WWF)은 50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전세계 야생동물 개체수가 70% 가까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WWF와 런던동물학회(ZSL)가 전세계 동시 발표한 '지구생명보고서 2020(Living Planet Report 2020)'에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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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70년부터 2016년까지 46년간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및 어류 등 지구상 야생동물 개체수는 약 68% 감소했다.
주요 요인으로는 인간에 의한 서식지 파괴, 남획, 무분별한 토지 및 자연자원 사용, 야생동물 불법 거래, 기후변화 등이 꼽혔다. 가장 큰 원인으로 인간의 식량 생산 방식으로 인한 농경지 개발이 지적됐다.
아울러 기후변화라는 요인 하나만으로도 금세기 생물종 5분의1 정도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야생동물 불법 거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인수공통감염병 발생 원인이기도 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특히 멸종위기종 동부 저지대 고릴라와 회색 앵무, 철갑상어 등 개체수가 급감했다.
동부저지대고릴라는 대부분 밀렵으로 1994~2015년 사이 개체수 87% 감소했다. 회색앵무는 불법 야생동물 거래를 위한 밀렵과 서식지 파괴로 1992~2014년 동안 무려 99%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철갑상어의 경우 수로를 막는 댐 공사로 인해 1982~2015년 개체수 97%가 급감했다.
WWF 사무총장 마르코 람베르티니(Marco Lambertini)는 “야생동물이 이토록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자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적신호"라고 경고했다.
이어 "인간에 의한 자연파괴는 야생동물 개체수 감소 뿐 아니라 결국 수십억 명 인류의 생계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며 "전 지구적 차원에서 전례없는 변화와 협력을 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런던동물학회 자연보전 담당 국장 앤드류 테리(Andrew Terry)는 “지난 50년간 야생동물 개체수가 68% 감소했다는 사실은 재앙 수준"이라며 "인간 활동으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했다.
보고서는 생물다양성을 회복시키기 위한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WWF와 40여개 비정부기구(NGO) 및 교육기관은 공동 연구를 통해 과감하고 통합적인 보전 전략을 실시하면 전세계 야생동물 서식지에 가해지는 영향을 보다 신속하게 줄일 수 있다고 촉구했다. 제안된 방안에는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 방식 제고, 폐기물 발생 저감, 환경친화적인 식단으로의 전환 등이 있다.
다만 그들은 "현재와 같은 현상이 계속 유지된다면 생물다양성 손실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그땐 인간 생존에 필요한 수많은 생태계 시스템이 위태로워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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