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누'에서 '일리'로 모닝커피 바꾼 사연

  • 김형수 기자
  • 2019.08.25 13:12
카누는 인스턴트 커피를 작은 비닐봉지에 개별포장했다. (김형수 기자)/뉴스펭귄

이번주부터 아침에 마시는 인스턴트커피 브랜드를 카누에서 일리로 바꿨습니다. 카누가 일리보다 맛이 떨어지기 때문은 아닙니다. 주변 사람들이 별로라고 말하는 한 커피프랜차이즈의 아메리카노도 곧잘 마실 정도로 커피 맛은 잘 모릅니다.

커피를 탈 때마다 꼬박꼬박 생기는 커피봉지 3개를 보다 내린 결정입니다. 일주일에 한번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면 재활용쓰레기 분리수거 봉투 안에는 커피봉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습니다. 적지 않은 양이라고 생각했던 100개들이 카누 커피박스도 구입하고 한 달 남짓 지나면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한 달 동안 100개에 가까운 비닐 쓰레기를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금속캔으로 포장된 일리는 달랐습니다. 일리로 바꾸며 생긴 유일한 쓰레기는 처음 캔을 열면서 떼어낸 캔입구를 막고 있던 통조림뚜껑 같은 모양의 속뚜껑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티스푼으로 커피를 적당히 컵에 덜면 되니 쓰레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길다란 비닐봉지로 인스턴트 커피를 포장한 곳이 비단 카누뿐만은 아닙니다. 지금도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에 가보면 비닐포장된 인스턴트 커피가 100개나 200개씩 들어있는 상자가 진열된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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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음료・유통업계에서는 친환경 포장재 도입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교체하고, 비닐 완충재를 종이 완충재로 바꾸는 등 여러 업체들이 앞다퉈 플라스틱과 비닐 포장재 사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인스턴트 커피는 이같은 업계의 움직임에서 한발 빗겨난 모습입니다. 

아직 비닐봉지를 대신할 만한 소재가 나오지 않았다고 반론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종이 빨대도 플라스틱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어 도입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금방 흐물흐물해져 음료를 마시기 불편하다는 등의 불평은 지금도 이어집니다.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더라도 ‘그래도 해야지’란 태도를 지니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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