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고기가 아니라고?”…대체육 ‘언리미트’ 출시

  • 김형수 기자
  • 2019.10.17 16:40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가 언리미트 론칭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뉴스펭귄

고기를 대신할 수 있는 단백질, 대체육 시장은 해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동물복지 등에 대한 가치관 또는 신념 등에 따라 고기 섭취를 멀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지닌 사람들을 겨냥한 대체육을 내놨다.

17일 지구인컴퍼니는 서울 서초구 한 레스토랑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대체육 ‘언리미트’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100%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는 국내 기술력으로 처음으로 선보이는 미래형 고기다. 언리미트를 개발한 지구인컴퍼니의 민금채 대표는 “식물성 고기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대체 육류”라며 “건강과 취향에 따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건강 대체식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못생긴 농산물을 원물이나 가공품 형태로 판매하던 지구인컴퍼니는 넘쳐나는 농산물 재고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 대체육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구인컴퍼니에 따르면 곡물의 평균 재고 비율은 생산량의 60%에 달한다. 채소(20%), 육류(18%), 과일(13%)보다 3~4배가량 높은 수치다. 버려지는 농산물은 연간 500만톤에 이르고, 이렇게 생긴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는 약 6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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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대표는 “육류 소비가 늘어나는 한편 곡물과 채소 수요는 줄어들며 재고가 남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혁신적 제품,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주는 제품을 만들면 어떨까 고민하다 식물성 고기를 개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구인컴퍼니는 가축을 키워 고기를 얻는 방식에서도 문제의식을 느꼈다. 소에게 곡물을 먹여 동물성 단백질 만들려면 5년~10년 동안 소를 키워야 하는데, 그 기간 동안 광우병 감염을 비롯한 여러 위험 요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현미, 귀리, 견과류 3가지 등 9종의 곡물을 원료로 언리미트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다. 민 대표는 "제조 과정에서 폐기물도 나오지 않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했다. 

지난 10일 식물성 고기로 만든 언리미트 만두 2종(갈비맛・김치맛) 등을 선보인 지구인컴퍼니는 다음달 육류 요리에 보통 고기 대신 쓸 수 있는 곡물 언리미트, 직화구이로 용도로 개발한 언리미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단백질 성형 압출술을 적용해 고기의 식감과 텍스처를 구현했다. 

지구인컴퍼니가 내놓은 대체육 언리미트를 재료로 만든 식단의 모습. (김형수 기자)/뉴스펭귄

민 대표는 “영양학적으로 봤을 때 언리미트는 일반 소고기보다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 함량이 2배 높은 반면 콜레스테롤과 불포화지방이 들어있지 않다”며 “단백질 함량은 견과류를 사용해 자연스럽게 높였다”고 전했다.

향후 언리미트의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불고기처럼 얇게 썬 지금의 형태와는 다른 신제품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1분기에는 햄버거 패티, 3분기에는 소시지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2021년 1분기에는 스테이크용 언리미트도 내놓을 예정이다. 

민 대표는 “햄버거 패티는 비욘드미트보다 잘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스테이크는 마블링까지 식물성으로 연출해 보는 즐거움은 물론 요리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구인컴퍼니는 대체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해외 시장 진출에도 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지구인컴퍼니가 이날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세계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연간 7.2%씩 커지고 있다. 2013년 32억 달러(약 3조80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은 지난해 46억 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3년에는 64억 달러(약 7조 6000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풀무원과 손잡고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중이며 인도, 방콕 등과는 샘플 수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밴처캐피털(VC)를 비롯한 5개 투자사에서 4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제조 공장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에도 힘쓰는 모양새다.

민금채 대표는 “이미 해외에는 시장이 만들어졌고 대체육 스펙트럼이 넓어 해외 진출 속도가 빠르다”며 “각 시장에 최적화된 로컬라이징 제품을 들고 진입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듣고 의견을 반영해 셰프들이 사랑하는 식재료가 될 수 있게 만들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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