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끼' 등에 업고 다닌 범고래, 다시 엄마 됐다

  • 남주원 기자
  • 2020.09.09 15:54
북태평양 동부 미국과 캐나다 연안에 있는 환드퓨카 해협에서 포착된 어미 범고래 'J35'와 새끼 범고래 'J57'(사진 Center for Whale Research)/뉴스펭귄

죽은 새끼를 떠나보내지 못해 17일간 등으로 떠받치고 다녔던 범고래가 2년 만에 다시 엄마가 됐다.

미국 비영리단체 고래연구센터(Center for Whale Research)는 'J35'로 불리는 범고래 탈레쿠아(Tahlequah)가 출산했다고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J57'로 명명된 새끼 범고래는 4일 태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그들은 앞서 1일, 3일에도 관찰을 나갔는데 당시 탈레쿠아는 아직 임신 상태였다고 알렸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지난 2018년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헤엄치던 어미 범고래 'J35'(사진 Center for Whale Research)/뉴스펭귄
어미 범고래(J35) 임신 전·후 모습(사진 SR³)/뉴스펭귄

탈레쿠아는 지난 2018년 7월 태어난 지 몇 시간 만에 새끼가 죽자 17일간 새끼 사체를 등으로 떠받친 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 앞바다 일대를 끌고 다녔다.

약 1600㎞에 달하는 거리를 사체가 물에 가라앉지 않도록 등으로 띄우며 이동하던 탈레쿠아. 전문가들은 그의 행동을 죽은 새끼에 대한 애도와 짙은 모성애로 이해했다.

어미 범고래 'J35'와 새끼 범고래 'J57'(사진 'Center for Whale Research' 공식 홈페이지 화면 캡처)/뉴스펭귄

소식을 전한 고래연구센터는 "새끼(J57)는 매우 건강해 보이며 어미를 따라 힘차게 헤엄치고 있다"고 기뻐했다. 이어 'J57' 탄생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남부지역 범고래 개체수가 73마리까지 늘었다고 전했다.

다만 단체는 최근 많은 범고래들이 영양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임신 실패를 겪고 있으며 어린 새끼들 사망률도 40%에 달한다고 우려했다. 그들은 범고래 주 먹이인 치누크 연어 개체수가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