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광 개발에 위태로운 짐바브웨 야생동물들

  • 임병선 기자
  • 2020.09.09 15:24
석탄광 (사진 Pexels)/뉴스펭귄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이뤄지는 석탄광 개발에 야생동물 보금자리가 위태롭다. 

짐바브웨 정부는 8일(현지시간) 국립공원 내 광석 채굴 행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기업이 황게 국립공원(Hwange National Park)에 석탄광을 건설하려는 계획도 무산됐다.

최근 짐바브웨에서는 국립공원 내 석탄광 개발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짐바브웨는 에너지 생산의 대부분을 석탄발전에 의존하고 있지만 전력 부족은 고질적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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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를 해소하고 석탄 수출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석탄광과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 자본이 대거 유입됐다. 

그런데 최근 황게 국립공원 안에 거대 규모 석탄광을 개발하겠다는 중국 기업 2곳의 계획이 정부 승인을 받으면서 환경단체와 개발 주체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황게 국립공원은 짐바브웨에서 가장 큰 야생동물 보호구역이다. 황게 국립공원은 아프리카 코끼리 최대 서식지이자 약 3100마리만 남은 검은코뿔소 서식지다. 이외에도 물소, 표범, 사자, 조류 수백종이 산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짐바브웨 환경단체와 동물보호단체는 석탄광 개발 계획을 중단하라며 고등법원에 정부를 제소했다. 특히 최근 황게 국립공원에서 새끼 코끼리 22마리가 세균에 감염돼 떼로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립공원 개발 반대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국립공원 조사 결과, 새끼 코끼리들은 먹이가 부족해지자 흙 속 풀을 파먹다가 세균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황게 국립공원의 경우 관광 자원으로서 가치도 높아 이곳 자연이 파괴되면 국가 경제에 손실이라는 분석도 정책 철회에 힘을 실었다. 정부의 금지 조치는 이와 같은 시민단체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현지 야생동물 보호단체 베자네 트러스트(Bhejane Trust)는 "석탄광 개발이 추진되면 황게 국립공원에 살던 천산갑, 검은코뿔소, 코끼리 등 야생 동물과 수백 종 식물을 잃게 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이어 "이 곳은 광천수, 온천 등이 흐르기 때문에 생태적으로 보전 중요도가 높은 곳"이라며 "특히 국립공원 내 숲이 우거진 곳이 두 곳 밖에 없는데 채굴 계획 부지가 그중 하나"라고 국립공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 결정으로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짐바브웨가 석탄에 의존하는 한 다른 곳에 석탄광이 지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고 야생동물 서식지는 여전히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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