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사는 흑범고래, 따듯해진 남해서 200여마리 최초 발견

  • 임병선 기자
  • 2020.09.07 16:35
(사진 국립공원공단 제공)/뉴스펭귄

열대 바다에 사는 흑범고래가 따듯해진 남해서 최초 발견됐다.

환경부 국립공원공단은 흑범고래 200여마리가 이동하는 모습을 남해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거문도 일대에서 포착했다고 7일 밝혔다. 우리나라 남해에서 흑범고래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흑범고래 무리를 발견한 김건석 해양연구센터 연구원은 "처음 봤을 당시 이들이 흑범고래와 큰돌고래 사이에서 태어난 잡종 ‘홀핀’인 줄 알았는데 자료를 조사해 보니 흑범고래였다"고 뉴스펭귄에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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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건석 해양연구센터 연구원 제공)/뉴스펭귄

흑범고래는 참돌고래과지만 범고래와 비슷한 생김새를 가져 범고래붙이로도 분류된다. 전 세계 온대와 열대 바다에 분포한다는 것 외에는 생태 정보가 거의 없어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는 정보부족(DD, Data Deficient)종으로 분류됐다.

(사진 NOAA)/뉴스펭귄

김 연구원이 뉴스펭귄에 제공한 영상에는 길이 4m로 추정되는 어미 흑범고래와 1m 내외 새끼 등 200여 마리가 시속 20km로 이동하는 장면이 담겼다.

(사진 김건석 해양연구센터 연구원 제공)/뉴스펭귄

김 연구원은 해당 흑범고래 무리가 지난 1월 홍콩 빅토리아 항구에서 발견된 무리와 같다고 말했다. 최근 수온이 상승하면서 흑범고래 주 먹이인 잿방어와 부시리 등 따듯한 곳에 사는 물고기 서식지가 북쪽으로 넓어진 상태다. 잿방어와 부시리는 여름이면 통통하게 살찐 상태로 북상하는데, 흑범고래 무리도 이를 따라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근 여객선 관계자에게서 최근 거문도 지역에 이 흑범고래 무리가 자주 나타났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다만 "흑범고래 무리가 자주 발견될지는 해양포유류 학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흑범고래가 깊은 바다를 선호하는 편이고, 수온 섭씨 17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시기에 주로 목격된다. 8월 19일  영상이 촬영된 곳 수온은 섭씨 24도였다.

(사진 김건석 해양연구센터 연구원 제공)/뉴스펭귄

김 연구원은 “대규모 흑범고래 무리가 발견된 것은 이곳 일대 해양생태계가 우수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와이 마우이에서 포착된 흑범고래 (사진 Alan Moore)/뉴스펭귄

최승운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흑범고래는 국내에서 모습을 보기 매우 힘든 종으로, 공원지역인 거문도 연안에 출현했다는 점이 매우 의미있다”며 “앞으로 과학적인 조사와 연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보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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