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96% 기후위기 심각성 뼈저리게 느껴"

  • 남주원 기자
  • 2020.09.03 15:00
(사진 Pexels)/뉴스펭귄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올여름 폭우를 겪으며 기후위기 심각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연합은 전국의 만 14~69세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약 96%가 올해 코로나19와 폭우 등을 겪으며 기후위기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또 대다수가 2030년까지 석탄발전 중지, 2050년 탄소배출제로에 동의했으며 신규석탄발전소 건설과 석탄발전에 대한 금융투자 중단을 요구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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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에 의하면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6일간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3%p다. 통상 여론조사가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것과 달리 이번 설문 대상을 만 14세 이상으로 설정했는데, 이는 기후위기 당사자이자 피해자인 청소년 의견까지 포함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이번 여론조사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

녹색연합에 따르면 응답자의 97.7%가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고 답했으며 95.8%는 코로나19와 폭염, 폭우 등 기상이변을 겪으며 기후위기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 심각성을 느끼게 된 계기로는 ‘올여름 폭우’를 가장 많은 응답자가 선택했고, 코로나19와 2018년 폭염이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가 기후변화와 관련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응답자 3분의2(66.7%)가 '매우' 또는 '대체로 동의한다'고 답변해, 코로나19 사태 또한 기후위기와 연관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 심각성을 느끼는 정도(사진 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코로나19와 기상이변으로 인한 기후위기 심각성 인식 향상 정도(사진 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반면 기후위기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접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3명 중 1명꼴로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시민들이 기후위기 관련 정보를 주로 얻는 경로는 언론 기사(42.5%), 인터넷(40.6%), 정부 홍보(4.8%), 시민환경단체(4.8%), 교육(4.0%), 책·영화(3.3%) 순으로 나타나 기후위기 정보 확산에 있어 언론과 인터넷의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위기 대응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부'에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6.9%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기업·산업(28.5%), 개인(25.3%), 국회·정당(4.6%), 언론(2.7%), 교육기관(2.0%) 순으로 응답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석탄발전 이슈>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국내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관련해 응답자의 90.8%가 2030년 목표를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에는 90.6%가 동의했다. 

또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기업을 지원할 때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내용에도 87%의 응답자가 동의 의사를 표했다. 

국내 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 목표 수립에 대한 동의 정도(사진 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탈석탄 시점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90.7%가 2030년까지 국내 석탄발전을 종료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했다.

국내 석탄발전 종료 및 재생에너지 전환에 대한 동의 정도(사진 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한편 우리 국민 4명 중 3명은 우리나라에 현재 59기의 석탄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7기가 추가 건설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81.6%는 현재 추가로 지어지는 신규 석탄발전소가 건설 중단되길 바랐다.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 주장에 대한 동의 정도(사진 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아울러 5명 중 3명의 국민은 국내 상당수 금융기관이 석탄발전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사실을 몰랐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7.3%만이 ‘금융기관이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도 된다’고 밝혔고, 대다수 응답자는 석탄발전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표했다.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의 유새미 활동가는 "올해 내내 국내는 물론 전세계서 폭염, 폭우, 산불, 코로나19 등 재난이 일어나는 모습을 직간접적으로 겪으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시민 인식이 높아졌음이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시민들이 기후위기 책임 주체로 정부를 지목한 만큼, 정부는 시민 인식에 상응하는 좀 더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유엔에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2050년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을 제출하는 시점이다. 녹색연합 측은 "기후변화를 대응하는 시민들의 자세에 비해 정부 정책이 한참 뒤쳐져 있다"며 정부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과감한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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