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천년' 동남아 대가뭄 실마리 밝혀내다

  • 남주원 기자
  • 2020.08.25 15:49
(사진 Pexels)/뉴스펭귄

약 4000~5000년 전 일어난 '그린 사하라의 종말'이 동남아시아 지역 대가뭄에 영향을 줬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당 내용은 미국 윌리엄 패터슨 대학 마이클 그리피스(Michael L. Griffiths) 박사가 이끈 공동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게재했다.

연구팀은 초목이 무성했던 아프리카 북부가 사막으로 변한 사건인 '그린 사하라의 종말(End of Green Sahara)'이 동남아 지역에 심각한 대가뭄과 그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야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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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라오스 북부 동굴에서 석순 샘플을 채취해 산소와 탄소 동위원소, 미량금속 등 성분을 측정, 과거 가뭄 발생 기록을 분석했다. 이후 분석 데이터를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에 적용해 이와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전했다. 

라오스 북부의 기후 기록과 홀로세 동남아시아 내륙의 문화적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사진 Nature Communications)/뉴스펭귄

설명에 따르면 사하라 지역의 초목 성장이 줄어들자 공기 중 먼지가 증가해 인도양 수온을 낮췄고, 이는 '워커순환(Walker Circulation)'을 동쪽으로 이동시켰다. 워커순환은 적도를 따라 따뜻한 서태평양과 차가운 동태평양 사이에 나타나는 해수면의 경도에 따른 동서방향의 순환을 말한다. 

이에 따라 현재의 엘니뇨 같은 현상을 유발해 궁극적으로 동남아 전역에 1000년 이상 우기의 수증기를 크게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동남아시아 내륙 수온 기후와 그린 사하라의 종말을 나타낸 그래프(사진 Nature Communications)/뉴스펭귄

연구팀은 이와 같은 동남아 대가뭄 발생 시기가 4000~6000년 전 동남아 지역 고대 유적이 급격하게 줄어든 시기인 '잃어버린 천년(Missing Millennia)'과 일치한다고 알렸다.

잃어버린 천년이라고 불리는 이 시기는 동남아시아 내륙 고고학적 증거가 홀로세(Holocene) 초기나 후기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것이 특징이다. 홀로세는 지질시대의 최후 시대로 약 1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를 이른다.

연구팀은 홀로세 중기의 거대 가뭄이 대규모 인구 이동과 새로운 생계 전략을 촉진시켰을 수 있다며, 이를 동남아 내륙에서 신석기 시대 농업을 시작하게 된 원동력으로 여겼다.

(사진 Pexels)/뉴스펭귄

연구에 참여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조이스 화이트(Joyce C. White)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가 인간사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훌륭한 증거"라며 "모든 생명체가 바뀐 기후에 적응해야 했으며 이는 홀로세 중기를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또 연구를 이끈 그리피스 박사는 "동남아시아 대가뭄의 원인과 그에 따른 생활양식 변화를 밝혀낸 연구는 이번이 최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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