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쓴 일회용기, 미세플라스틱으로 돌아와 장기 오염"

  • 임병선 기자
  • 2020.08.19 10:58
(사진 'Greenpeace Australia Pacific'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장기에 쌓인다는 증거가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됐다.

플라스틱은 적절한 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여러 요인에 의해 잘게 부숴져 미세플라스틱으로 지구를 떠돌게 된다. 인간은 음식 소비, 호흡에 의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다.

한 사람이 하루에 미세플라스틱 5g가량을 섭취한다는 사실은 앞서 밝혀졌지만, 미세플라스틱이 어떤 경로로 신체에 쌓이거나 배출되는지 혹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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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reenpeace Australia Pacific'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최근 과학자들은 인체 모든 종류 장기에 미세플라스틱이 있다는 증거를 찾았다.

미국 의료매체 헬스데이(Healthday), 영국 가디언(The Guardian) 등 지난 17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리조나주립대(Arizona State University) 바이오디자인센터(Biodesign Center) 롤프 할렌(Rolf Halden) 등 연구진은 기증받은 인체 장기 샘플 총 41개에서 미세플라스틱 연관 화학물질을 발견했다. 샘플은 인체 모든 종류 장기를 포함했고 한 개도 빠짐없이 비스페놀A(BPA)가 발견됐다.

비스페놀A는 플라스틱을 만들 때 사용되며, 건강 유해 우려로 인해 국제적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을 인체 장기 내 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와 화학작용을 일으켜 어떤 질병을 유발하는지 우려한다. 하지만 할렌은 “(체내로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에게 해가 되는 건 화학작용만이 아니다”라며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장기에 머물면 존재만으로 염증을 일으켜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헬스데이에 말했다. 이는 천연 광물인 석면이 폐에 쌓여 암을 일으키는 과정과 유사하다.

연구진은 분광분석법(빛을 투과하고 에너지 세기를 비교하는 화학분석법)을 활용해 장기 내 미세플라스틱 축적을 확인하는 방법을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했다.

이들은 플라스틱 입자가 소화계에서 혈류로 이동할 수 있을 만큼 작다고 설명했다. 연구진 설명에 따르면 초미세플라스틱(0.001mm 이하 플라스틱 입자)은 혈관을 따라 이동하다 폐나 신장, 간과 같은 신체 여과기관에 축적될 수 있다.

연구진 중 한 명 찰스 롤스키(Charles Rolsky)는 “우리는 플라스틱을 ‘이점을 주는 물질’로 생각했지만 몇 십년 새 위협으로 간주하게 됐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이 연구 내용이 담긴 논문은 아직 동료평가(Peer review) 단계며, 최근 열린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연간 회의에서 발표됐다.

연구 결과를 접한 비영리 환경단체 플라스틱오염연대(Plastic Pollution Coalition) 다이애나 코헨(Dianna Cohen)은 “인간이 미세플라스틱 노출에서 완전히 보호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미세플라스틱은 수돗물, 일회용 생수, 우리가 숨쉬는 공기에서도 검출된다”고 헬스데이에 밝혔다.

이어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면 확실히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 flickr)/뉴스펭귄

한편, 다른 연구진의 앞선 동물실험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성기능, 생식능력 저하를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산물, 과일 등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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