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방어 행동에 3명 상해" 호주 해양공원의 아이러니한 관광상품
"고래 방어 행동에 3명 상해" 호주 해양공원의 아이러니한 관광상품
  • 임병선 기자
  • 승인 2020.08.10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혹등고래 (사진 flickr)/뉴스펭귄
혹등고래 (사진 flickr)/뉴스펭귄

호주에서 혹등고래 방어 행동에 사람이 다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9뉴스(9News) 등 호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한 여성이 스노클링 체험 중 혹등고래가 휘두른 꼬리에 맞아 갈비뼈 타박상과 옆구리 찰과상을 입었다. 해당 여성 앨리샤 램지(Alicia Ramsay)는 호주 엑스머스(Exmouth) 닝갈루 해양공원(Ningaloo Reef Marine Park)에서 운영되는 관광상품에 참여 중이었다. 혹등고래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종종 꼬리를 휘둘러 위협을 제거한다.

램지는 새끼 혹등고래가 스노클링 체험객 무리 가운데서 헤엄치고 있었는데, 성체 혹등고래가 다가와 꼬리를 휘둘렀다고 9뉴스에 주장했다. 그는 “누군가 나를 주먹으로 강하게 친 것 같았다”며 새끼 고래는 자발적으로 사람 사이에 다가왔다고 말했다.

램지는 고래가 휘두른 꼬리에 멀리 밀쳐졌고, 고래 피부에 있던 따개비에 베여 찰과상을 입었다. 부상 직후 입원했으나 현재는 퇴원했다고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일에도 닝갈루 해양공원 내 노스웨스트곶(North West Cape)에서 스노클링 체험을 하던 두 여성이 혹등고래 꼬리에 맞아 부상을 당했다. 이중 한 여성은 갈비뼈에 금이 갔고 내출혈(신체 내부 조직 출혈)을 입었다.

이 여성은 현지 언론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안(The West Australian)과 인터뷰에서 성체 고래가 새끼와 함께 있다 ‘방어적’으로 변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관광업체 측은 “고래가 꼬리를 휘두른 후 근처에서 가슴 지느러미를 물에 부딪히고 꼬리를 아래로 내리치는 등 일반적 방어 행동을 보였다”고 9뉴스에 말했다.

서호주(West Australia) 정부와 DBCA(호주 생물다양성, 환경보전 및 관광국)는 관광업체 협조를 받아 해당 사고 두 건을 조사 중이다.

혹등고래 (사진 flickr)/뉴스펭귄
혹등고래 (사진 flickr)/뉴스펭귄

이 지역에서 관광객과 혹등고래가 근접했다가 다치는 사건이 5일 간격으로 2건 발생하면서 스노클링 체험과는 별개로 이 지역에 시험 운영중인 혹등고래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닝갈루 해양공원에서는 야생 혹등고래와 함께 헤엄치는 체험 프로그램이 2016년부터 DBCA 허가를 받아 관광업체에 의해 시험 운영 중이다. 체험객 안전과 생태계 영향에 관한 시험 결과가 긍정적이면 2021년 정규 사업으로 등록된다.

DCBA 지침에 따르면, 혹등고래 프로그램 체험객은 고래 30m 이내로 다가가서는 안된다. 또한 고래와 접촉을 최대한 피해야 하며, 고래가 접근해도 최소 15m 떨어진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빠르게 헤엄쳐 벗어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DCBA가 배포한 혹등고래 체험객 지침 (사진 DCBA)/뉴스펭귄
DCBA가 배포한 혹등고래 체험객 지침 (사진 DCBA)/뉴스펭귄

한편, 지난 3일 어미 남방긴수염고래가 꼬리로 파도를 일으켜 새끼를 보러 모여든 서퍼들을 ‘젠틀’하게 밀어내는 장면이 포착된 바 있다.

성체 혹등고래는 몸길이 12m~16m에 달하고, 무게는 약 30t 가량이다. 북극과 남극 극단을 제외한 전 세계 거의 모든 해안에서 발견된다.


멸종위기종 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