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옮기는 동물, 서식지에서 쫓겨나면 2.5배 증가"

  • 임병선 기자
  • 2020.08.07 11:46
(사진 Pixabay)/뉴스펭귄

야생동물 서식지가 무너진 곳에서 인수공통감염병을 옮기는 동물 개체수가 크게 늘어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이 지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유발한 원인 중 하나는 생태계 파괴, 야생동물 서식지 감소다. 코로나19,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인수공통감염병(인간과 동물 간 전파 가능한 질병) 병원균을 가진 동물이 집을 잃으면 인간과 접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앞서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사무총장 잉거 앤더슨(Inger Andersen), 유명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도 생태계 파괴를 팬데믹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수공통감염병을 옮기는 동물은 인간이 개발한 곳에 살 경우 미개발 서식 환경에 비해 2.5배 늘어난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이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난 5일(현지시간) 게재됐다.

해당 논문을 작성한 영국 런던대, 런던동물학회(ZSL), 임페리얼칼리지(Imperial College) 등 연구진은 전 세계 야생동물 서식지에서 농지 혹은 주거지로 개발된 지역 7000곳 야생동물 개체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해당 지역에 서식하게 된 인수공통감염병 병원균 보유 동물 개체수는 미개발 서식지와 비교해 약 2.5배 많았다. 전체 종 중 인수공통감염병을 옮기는 종 비율도 약 1.7배 높았다.

뿐만 아니라 병원균을 가진 개체수도 크게 늘었다. 인간 거주지에 살게 된 참새류는 야생 상태와 비교해 병원균을 가진 개체가 1.96배, 설치류 1.52배, 박쥐 1.45배 많았다.

인간 거주지에 살게 된 동물들은 병원균을 가질 가능성도 높다.

연구진 중 한 명 런던동물학회 데이비드 레딩(David Redding)은 "참새류, 박쥐류, 설치류 등 몸집이 작은 동물들은 터전을 잃고 생존이 위협받자 질병을 이겨내는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대신 자손을 더 많이 퍼뜨리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면서 “결국 더 많은 병균을 가진 상태에 적응하게 됐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The Guardian)에 설명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그는 "야생동물 등 자연환경이 인수공통감염병 출처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다"며 인간을 위협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은 인류가 자연을 농지나 도시로 과도하게 개발하면서 얻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생태계를 지키면 다음 팬데믹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